이 책은 기존 관점을 벗어나 『장자』 외편을 새로운 시각에서 역해하고 있다. 널리 알려졌듯이, 『장자』는 내편 7편, 외편 15편, 잡편 11편, 총 33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내편은 편마다 일정한 주제로 통일되어 있고, 일곱 편 전체는 “도와 함께 하는 웅혼한 삶”이라는 장자 특유의 주장을 ‘체계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한편 외편은 열다섯 편에 달하는 분량에 걸맞게 ‘다양한’ 내용을 싣고 있는데, 내편과 마찬가지로 장자다운 매력을 유감없이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내편과 사뭇 다른 면모를 동시에 보여준다. 우선 외편은 각 편의 제목을 붙이는 방법부터 내편과 다르다. 내편은 세 글자(예컨대 〈소요유〉 〈제물론〉)로, 각 편 전체의 내용을 함축하거나 상징한다. 반면 외편은 대부분 두 글자(예컨대 〈변무〉 〈마제〉)로, 첫 대목에서 따온 편의적인 제목에 불과하다. 한 편을 포괄하는 주제가 없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당연히 외편 전체를 관통하는 유기적 연관성도 찾을 수 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군자, 대인, 성(性) 등 내편에서 보기 드문 용어가 쓰이고, 심지어 내편의 내용과 모순되는 경우마저 종종 눈에 띈다. 간단히 말해서 외편은 여러 면에서 내편과 사뭇 다르다. 때문에 외편을 대하는 학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내(內)’의 대척으로서 ‘외(外)’, 즉 ‘밖’으로 취급하는 것이니, 한마디로 장자의 저술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내편만이 장자의 직접 저술이고, 외편은 기본적으로 타인의 저작이라는 입장이다. 외편의 경우, 그 ‘일부분’만이 장자의 사상을 반영하고 있지만, 그것은 우연일 뿐이라는 의미이다. 과연 외편은 위작일까? 외편은 결코 부차적인 것이 아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으로 말하자면, 내편이 꿴 구슬이라면, 외편은 아직 꿰지 않은 구슬이다. 그 구슬을 꿰는 역할은 우리의 몫이다. 설사 꿰지 않더라도 낱낱의 구슬을 그 자체로 음미하여도 좋다. 흥미로운 우화 속에 깊은 이치가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내편이 농익은 수밀도라면 외편은 상큼한 풋사과이다.
Contents
일러두기 / 4
서문: 젊은 철인의 길 찾기 / 6
변무(騈拇)
제1절 군더더기 / 22
제2절 인의의 실체 / 27
제3절 항상 그러함 / 30
제4절 문제는 방향 / 33
제5절 진정한 도와 덕 / 37
제1장 지극한 즐거움 / 334
제2장 혜자와 장자: 아내의 죽음 / 340
제3장 지리숙과 골개숙: 조화에 대하여 / 343
제4장 장자와 해골: 죽음의 즐거움 / 345
제5장 자공과 공자: 유세에 대하여 / 348
제6장 열자와 해골 / 353
제7장 사물의 변화 / 354
달생(達生)
제1장 삶에 달관한 자 / 361
제2장 열자와 관윤: 지인에 대하여 / 365
제3장 공자와 곱사: 매미 잡는 비결 / 371
제4장 안회와 공자: 뱃사공의 비결 / 374
제5장 주 위공과 전개지: 양생의 비결 / 377
제6장 돼지보다 못하다니 / 381
제7장 제 환공과 황자고오: 귀신에 대하여 / 384
제8장 왕과 기성자: 싸움닭에 대하여 / 388
제9장 공자와 시골 사내: 물귀신? / 391
제10장 노 제후와 재경: 귀신같은 솜씨에 대하여 / 394
제11장 장공과 안합: 수레 모는 기술 / 397
제12장 잊는다는 것 / 399
제13장 손휴와 편경자: 너 자신을 알라 / 401
산목(山木)
제1장 제자와 장자: 쓸모에 대하여 / 409
제2장 노후와 시남의료: 빈 배처럼 / 413
제3장 왕자경기와 북궁사: 편종 만들기 / 419
제4장 공자와 태공임: 잘 사는 법에 대하여 / 423
제5장 공자와 자상호: 재난을 피하려면 / 428
제6장 위왕과 장자: 난세의 장본인 / 432
제7장 안회와 공자: 도와 함께 한다는 것 / 435
제8장 제자와 장자: 만물은 서로 얽혀있는 것 / 441
제9장 양자와 종업원: 여관주인의 두 첩 / 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