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그림찾기, 끼어들기, 새판짜기’는 남성중심 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진출에 대해 논의할 때 흔히 말하는 3단계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의 사회가 ‘새판짜기’로 가기위해 인력을 모으는 ‘끼어들기’ 사회라면, 끼어들기의 동력은 과거에서 발견되어야 한다. 특히 고대와 중세를 중심으로 정치사상사 속의 여성을 찾아보려는 아를린 색슨하우스의 노력은 ‘숨은그림찾기’ 바로 그 자체이다. 과거는 현재의 동력이고, 미래로 가는 자원이기도 하기에, 오래된 과거를 살펴보는 색슨하우스의 책이 현재적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정치사상과 여성: 고대그리스에서 마키아벨리까지』의 저자 색슨하우스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이 책을 시작한다. 남성중심사회에서 여성은 과연 사회에서 존재하지 않았을까? 근대이전 고대와 중세의 경우 여성들의 정치적 삶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색슨하우스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로마의 역사가와 법률가, 키케로, 중세 교부인 성 아우구스티누스와 성 토마스 아퀴나스, 마키아벨리 등 주요 사상가들의 저서 뿐만 아니라, 그동안 간과되어 왔던 다른 작품까지 상세하게 분석한다. 『정치사상과 여성』은 여성이 어떻게 고대부터 종교개혁시까지 위대한 정치사상 안에 들어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합리적 관점을 제공한다. 현대사회에서의 여성의 등장과 진출은 역사의 돌발사태가 아니라, 꾸준하게 진행되어 온 역사의 연속선 속에서 당연히 드러나야 할 존재가 드러나게 되는 당위적 귀결이라는 점이 이 책의 궁극적 주장이다.
색슨하우스가 『정치사상과 여성』에서 여성을 찾아보는 작업은 역사 속에 씨를 뿌리는 작업이다. 고대와 중세 정시사상가들의 저작 속에 숨어있는 여성의 모습을 찾아보려는 시도로서의 숨은 그림 찾기로부터 현재 여성들의 지위에 대한 역사적 근거가 발견된다. 현대사회에서 여성들이 끼어들기를 할 수 있게 된 근거로서의 숨은 그림 찾기가 바로 색슨하우스가 이 책을 위해 던진 질문이었다. 씨를 뿌리는 색슨하우스를 통해서 21세기 우리는 그 열매를 맛보기도 하면서, 미래를 위해 다시 씨 뿌리는 작업을 이어갈 동력을 발견한다.
Contents
서문 5
옮긴이의 말 11
제1장 배경: 정치적 삶에 대한 자유주의와 자유주의 이전의 시각들 21
제2장 플라톤 이전의 그리스 문학에 나타난 여성, 가족, 그리고 폴리스 49
제3장 플라톤: 철학, 여성, 그리고 정치적 삶 87
제4장 아리스토텔레스: 불완전한 남성, 위계질서, 그리고 정치학의 한계 131
제5장 로마: 제국의 정치와 여성 181
제6장 초기 기독교와 중세 정치사상: 순결, 평등, 그리고 공동체의 의미
제7장 니콜로 마키아벨리: 남성으로서의 여성, 여성으로서의 남성 그리고 모호한 성 281
결론 차이를 넘어서 325
주석 339
참고문헌 362
색인 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