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을 『서지학에의 권유』라고 붙였지만, 서지학은 절대 권할 만한 것이 못 된다. 책을 접하고 무언가에 감동하여 스스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야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치를 판단하는 평가자가 많을 필요는 없다. 다만, 그 감동에 이르는 학문의 경위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것이 무엇보다도 책의 존재 이유를 크게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중국 서적은 중국인의 감각으로 파악해야 하며, 그 책이 일본에 건너온다면 일본인의 감각으로 파악해야 한다. 그것은 서적의 운명이요, 생애이다. 그런 면에서 고서적은 그와 관련된 사적·인물 등 다양한 과거를 지속적으로 얘기해준다. 내가 권하고 싶은 것은 서적의 편에 선 서지학, 즉 서적 아래에 자신을 두는 그러한 서지학이다.
●『서지학에의 권유』로 2011년에 제6회 게스나상 은상 수상
게스나상(ゲスナ?賞)은 일본에서 스위스의 서지학자인 콘라트 게스너(Conrad Gessner, 1516~1565)를 기리기 위하여 3년에 한 번씩 서지학 관련 저역서를 대상으로 주는 상이다. 이 책은 2011년에 제6회 게스나상 은상을 수상하였다.
Contents
지은이의 말
옮긴이의 말
일러두기
Ⅰ. 서지학에의 권유
1. ‘서지학’이란 무엇인가?
2. 중국 ‘문헌학’의 현황
3. ‘선본善本’이 의미하는 것
4. 서적의 이산離散과 완벽함
5. 선본에의 길
6. 선본의 아름다움
7. 서지학을 지탱하는 것
Ⅱ. 서적의 생애
1. 서적과 여행
2. 서적의 탄생
3. 서적의 종언과 재생
4. 재조再造와 감정鑑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