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할 것 없는 사람들이 꽤나 유별난 상황에서
평범한 행복을 찾으며 가족을 이뤄 가는 이야기
〈생명의 끈〉에서 발원한 세오 마이코의 가족 이야기는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를 거쳐 『걸작은 아직』에 이르렀다. 세 작품 모두 신파로 흐르지 않고, 담담하다 못해 ‘쿨하다’는 표현 말고는 찾기 힘든 스타일이다. 그래서 『걸작은 아직』이 나왔을 때 『생명의 끈』,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와 함께 언급되는 일이 많았다. 이 소설도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하지 않은 상황에서 평범한 행복을 찾아가는 담담한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그런대로 인기가 있는 히키코모리 작가 가가노에게, 태어나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스물다섯 살 아들 도모가 불쑥 찾아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아무리 초면이라고는 해도 아버지와 아들 두 사람이 나누는 대사가 무척 어색하다. 아들은 아버지를 직접 부를 때 ‘아저씨’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처음부터 그 아저씨에게 반말로 이야기한다. 스스로 “난 원래 붙임성 좋게 태어났어”라는 말과 함께.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반말로 아버지를 대하는 아들과 어리둥절해 허둥대는 아버지, 두 사람 앞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진다.
이제까지 아버지는 양육비로 다달이 10만 엔을 보내고 어머니는 아들 사진 한 장을 보내는 것이 유일한 연결고리였던 두 사람. 부성애와 사회성 제로인 아버지는 아들의 속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당황한다. 하지만 “당분간 여기서 지내게 해줘”라는 말에 밀려 처음 만난 아들과 함께 살게 된다. 이렇게 두 사람은 한집에서 살면서 만나지 못했던 25년의 세월을 차츰 메워 가는데……. 초반에 많은 단서를 깔아 놓은 작가는 중반 이후, 그리고 후반으로 넘어가며 아들의 이름에서부터 왜 이제야 나타났는지, 그간 어떻게 살아왔는지도 밝힌다.
고독에 익숙한 채 세상모르는 아버지. 새로운 이웃들과도 넉살 좋게 잘 지내는 듬직한 아들. 한 핏줄이라는 사실 말고는 어떠한 끈으로도 이어지지 않았던 두 사람은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Author
세오 마이코,권일영
1974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으며, 오타니여자대학 국문과를 졸업했다. 2001년 단편 「생명의 끈」으로 제7회 봇짱문학상 대상을 수상했고, 이듬해 단행본 『생명의 끈』을 내며 데뷔했다. 2005년에 『행복한 식탁』으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을, 2009년에는 『도무라 반점의 형제들』로 쓰보타 죠지 문학상을 받았다. 다른 작품으로는 『부드러운 음악』, 『도서관의 신』 등이 있다.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로 2019년 제16회 서점대상을 수상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 『천국은 아직 멀리』, 『부드러운 음악』, 『불량소년 육아일기』 등이 있다.
1974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으며, 오타니여자대학 국문과를 졸업했다. 2001년 단편 「생명의 끈」으로 제7회 봇짱문학상 대상을 수상했고, 이듬해 단행본 『생명의 끈』을 내며 데뷔했다. 2005년에 『행복한 식탁』으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을, 2009년에는 『도무라 반점의 형제들』로 쓰보타 죠지 문학상을 받았다. 다른 작품으로는 『부드러운 음악』, 『도서관의 신』 등이 있다. 『그리고 바통은 넘겨졌다』로 2019년 제16회 서점대상을 수상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 『천국은 아직 멀리』, 『부드러운 음악』, 『불량소년 육아일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