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가 있는 100여 명을 면밀히 인터뷰하여 정리,
당사자 시점에서 치매를 이해하고 그에 대처하는 지혜를 찾는다
지금까지 출판된 치매 관련 책이나 인터넷 정보는 이 병의 증상과 고충을 의료 종사자나 보호자의 시점에서 이야기한 것이 대부분이다. 가장 중요한 시점, 즉 ‘치매가 있는 본인’의 입장에서 심경이나 힘든 점을 서술한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 중요한 정보가 부족해서 치매에 관한 지식이 한쪽으로 치우치고, 당사자나 돌보는 사람들의 생활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불편한 게 있기는 한데 말로 잘 설명할 수가 없어.”
“어떤 상태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으니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치매 당사자와 주위 사람들의 이런 간격을 조금이라도 좁힐 수는 없을까?
치매 미래 공동 가치 창조 허브(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 일본의료정책기구 등 참여)는 2018년부터 치매가 있는 이들 100여 명을 대상으로 대면 인터뷰를 거듭해 ‘일인칭의 이야기’를 축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치매가 있는 사람들이 경험하는 일들을 13편의 ‘여행 스케치’와 ‘여행기’ 형식으로 정리해 이해하기 쉽고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든 책이 『비로소 이해되는 치매의 세계』이다. 탑승하면 기억이 점점 사라져 버리는 ‘미스터리 버스’, 사람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되는 ‘얼굴 없는 사람들의 마을’, 눈 깜짝할 사이 시간이 흘러가 버리는 ‘시간 왜곡 궁전’……. 파트 1에 실린 13편의 이야기를 따라 치매가 있는 사람의 머릿속에 들어가 보면 그들에게 이 세계는 어떻게 보이는지, 무엇 때문에 곤란한 것인지를 두루 알 수 있다.
치매가 있는 사람이 안고 사는 아득한 고충 중에는 본인조차 ‘왜? 어째서?’ 그런지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 많다. 하지만 그 고충의 배경에는 반드시 원인이 되는 심신 기능 장애나 주위 환경이 있다. 그 원인을 알면 해결책이나 원만하게 함께 지내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3편의 이야기에서는 치매 당사자의 시점으로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그 배경이 되는 심신 기능 장애를 짚어 본다. 그리고 치매 당사자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심신 기능 장애 44가지의 특징을 시각적으로 정리한 아이콘이 그때그때 등장해서 곤란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밝힌다. 이야기 다음에는 한 가지 심신 기능 장애가 일상에서 여러 어려움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를 살펴본다. 언뜻 보면 관계없는 문제가 사실은 같은 원인에 의해 일어난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치매는 ‘현재 시점’에서는 의학적인 치료 방법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본인 시점’에서 치매를 이해하고, 어떤 이유에서 일상생활이 곤란해지는지 알게 된다면 ‘어떻게 치매와 함께 살아갈까’, 즉 ‘치매를 대하는 방식’이나 ‘주위의 환경’은 바꿀 수 있다. 접근 방식이나 주위 환경을 바꿈으로써 곤란한 일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파트 2에서는 치매가 있는 사람이 주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마음가짐, 정보, 수단 등을 소개한다. ‘병’을 진단하고 ‘증상’에 대처하는 의료?돌봄 중심의 접근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생활’을 함께 다시 만들어 간다는 시각으로 접근한다. 치매여도 본인과 주위의 깊은 이해를 통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보살피는 가족들의 부담도 덜어 주는 책, 『비로소 이해되는 치매의 세계』이다.
Contents
권두부록: 치매의 세계 지도 / 치매로 인한 심신 기능 장애
머리말
PART 1 치매의 세계를 여행하는 법
- ‘치매가 있는 사람이 사는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13가지 이야기
▶기억 장애
STORY 1 기억이 점점 사라지는 ‘미스터리 버스’
- 왜 자신이 한 일을 잊어버리는 걸까?
STORY 2 눈앞의 세상과 기억이 함께 사라지는 ‘화이트아웃 계곡’
- 왜 같은 물건을 몇 번이고 사게 되는 걸까?
STORY 3 누구든 타임 슬립을 하고 마는 ‘걷고 싶은 동네’
- 왜 거리를 정처 없이 배회하게 되는 걸까?
STORY 4 요리 이름도 종류도 알 수 없는 ‘별난 레스토랑’
- 왜 무슨 뜻인지 알 수 없게 되는 걸까?
▶오감 장애
STORY 5 사람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되는 ‘얼굴 없는 사람들의 마을’
- 왜 사람 얼굴을 식별하지 못하는 걸까?
STORY 6 일상이 함정으로 바뀌는 ‘착각 사막’
- 왜 점점 걷기가 무서워지는 걸까?
STORY 7 들어갈 때마다 수질이 변하는 ‘카멜레온 온천’
- 왜 좋아하던 목욕이 싫어지게 된 걸까?
STORY 8 있을 리 없는 게 보이는 ‘파레이돌리아 숲’
- 왜 갑자기 놀라기도 하고, 이상한 행동도 하는 걸까?
▶시간·공간 문제
STORY 9 눈 깜짝할 사이 시간이 흘러가 버리는 ‘시간 왜곡 궁전’
- 왜 가스 불 끌 타이밍을 놓쳐 버리는 걸까?
STORY 10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는 ‘옷소매 터널’
- 왜 같은 옷만 계속 입게 되는 걸까?
STORY 11 거리도 방향도 모르고 헤매게 되는 ‘이차원 번화가’
- 왜 지도가 있어도 길을 잃는 걸까?
▶주의?논리 문제
STORY 12 온갖 소리가 귀에 들어와 지치게 하는 ‘수수께기의 칵테일 바’
- 왜 남의 이야기에 집중하기가 어려울까?
STORY 13 지불에 숨은 수많은 함정 ‘계산의 벽’
- 왜 계산대 앞에서 한없이 시간을 지체하게 되는 걸까?
PART 2 치매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지혜를 배우는 여행 가이드
1. 출발 - 새로운 여행 떠나기
1-1 치매 당사자의 시점으로 올바로 이해한다
1-2 지금 자신의 몸과 마음 상태를 안다
1-3 치매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다는 걸 인식한다
1-4 전문가와 상담한다
1-5 누군가에게 털어놓는다
2. 팀 꾸리기 - 여행 동료를 만든다
2-1 의지할 만한 동료를 만든다
2-2 치매가 있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한다
3 환경 바꾸기 - 여행 채비를 한다
3-1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고 알린다
3-2 집 안팎에 자신이 편히 쉴 곳을 만든다
3-3 오감을 자극하지 않는 생활공간을 만든다
3-4 혼란스럽게 하는 사물이나 상황을 생활공간에서 치운다
3-5 이름표나 표지에 대해 궁리한다
3-6 스마트폰을 사용해 생활을 편리하게 한다
3-7 여행 자금 계획을 짠다
3-8 생활 리듬을 가다듬고 지킨다
4 실행하기 - 여정을 즐긴다
4-1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긍정적으로 즐긴다
4-2 삶의 보람이 될 수 있는 일, 역할을 찾아서 도전해 본다
5 리셋하기 - 잠깐 쉬기
5-1 무리하지 않고 애쓰지 않는다
5-2 괴로움을 감추지 않는다
5-3 조금이라도 ‘특별한 일’을 해 본다
5-4 사회적 장벽에 직면할 때 누군가와 이야기해 본다
5-5 감사한 마음을 말로 전해 보자
6 함께 나아가기 - 마음을 전한다
6-1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주위에 알린다
6-2 사회를 변화시키는 활동에 참여한다
맺음말
이 책이 나오기까지
옮긴이의 말
권말부록: 생활 항목별 고충 색인
Author
가케이 유스케,김동희
현재 이슈 플러스 디자인(issue+design)의 대표이자 게이오기주쿠대학 대학원 건강매니지먼트연구과 특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75년에 태어나 히토쓰바시대학 사회학부를 졸업한 뒤 도쿄공업대학 대학원, 도쿄대학 대학원 공학계 연구과를 수료(공학박사)했다. 2008년 소셜 디자인 프로젝트 이슈 플러스 디자인을 설립하고, 이후 사회 과제 해결을 위한 디자인 영역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일본계획행정학회 학회 장려상, 굿디자인상 베스트100, 다케오 디자인상, 칸 라이온즈(프랑스), D&AD(영국)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지속 가능한 지역을 만드는 방법》, 《소셜 디자인 실천 가이드》, 《인구감소×디자인》, 《지역을 변화시키는 디자인》, 《지진 재해에 대해 디자인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공저?감수) 등이 있다.
현재 이슈 플러스 디자인(issue+design)의 대표이자 게이오기주쿠대학 대학원 건강매니지먼트연구과 특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75년에 태어나 히토쓰바시대학 사회학부를 졸업한 뒤 도쿄공업대학 대학원, 도쿄대학 대학원 공학계 연구과를 수료(공학박사)했다. 2008년 소셜 디자인 프로젝트 이슈 플러스 디자인을 설립하고, 이후 사회 과제 해결을 위한 디자인 영역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일본계획행정학회 학회 장려상, 굿디자인상 베스트100, 다케오 디자인상, 칸 라이온즈(프랑스), D&AD(영국)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지속 가능한 지역을 만드는 방법》, 《소셜 디자인 실천 가이드》, 《인구감소×디자인》, 《지역을 변화시키는 디자인》, 《지진 재해에 대해 디자인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공저?감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