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란 무엇인가. “그건 남자들 일이야. 너는 이해할 수 없어” “그건 흑인들 일이야. 너는 이해할 수 없어” 등등 경험은 종종 대체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된다. 반면 경험은 언어적 매개 밖에서 출현할 수 없기 때문에 근본적이거나 직접적인 것이라기보다 그 자체로 담론장에서 맞서 제기된 상대-개념들의 함수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즉 과거 경험은 ‘전통’ ‘역사’로 이해되기도 하는 반면, 영국의 경험주의자들은 경험을 감각적 지각의 투박한 의미로 환원시키는 것에 끊임없이 반발한다. 한편 휴머니스트들은 경험을 인식적일 뿐 아니라 정서적인 것으로 봤고, 억압적인 힘에 맞선 투쟁으로 획득되며 공동의 삶의 방식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이처럼 일상에서든, 이론적 담론 영역에서든 ‘경험’만큼 극구 옹호되거나 격렬한 저항을 불러온 단어는 별로 없다. 하지만 경험의 개념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왜 그렇게 많은 사상가가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왔는지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는 그동안 없었다. 마틴 제이의 『경험의 노래들』은 인간 경험의 본질에 대한 서양 사상의 흐름을 포괄적으로 톺아낸 역작이다. 광범위하고 이질적인 사유들에 대한 명쾌한 비교 분석은 16세기부터 현재까지 왜 ‘경험’이 논란의 촉발점이었는가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서구 경험주의와 합리주의, 종교 사상과 현상학, 프랑크푸르트학파와 포스트구조주의까지 저자는 특정 사상과 학파를 다루면서 그것을 초월하는 주제와 패턴을 발견하고 경험의 지적 역사를 역동적으로 그려낸다. 현대 문화에서 ‘경험’의 물질적, 언어적, 문화적, 이론적 의미에 대해 관심을 갖고 동참하는 누구에게나 필수적인 사상적 자원이자 참조점이 되어줄 것이다.
UC버클리 역사학과 명예교수. 1965년 유니언칼리지에서 예술학을 전공했고 1971년 하버드대에서 프랑크푸르트학파에 대한 최초의 종합적인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구 과정에서 아도르노, 호르크하이머, 뢰벤탈 등 프랑크푸르트학파 사람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많은 생각을 나눴으며 박사학위 논문을 수정해 펴낸 『변증법적 상상력』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 이론, 유럽 시각 문화와 비평,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 포스트모더니즘 등 서구 지성사에 대한 수많은 연구를 했다. 2019년에 미국철학회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저서로는 『마르크스주의와 총체성』, 『눈의 폄하』, 『경험의 노래들』 등이 있다. 또한 『바이마르 공화국 자료집』, 『시각의 제국들』 등의 편집자로 참여했다.
UC버클리 역사학과 명예교수. 1965년 유니언칼리지에서 예술학을 전공했고 1971년 하버드대에서 프랑크푸르트학파에 대한 최초의 종합적인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구 과정에서 아도르노, 호르크하이머, 뢰벤탈 등 프랑크푸르트학파 사람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많은 생각을 나눴으며 박사학위 논문을 수정해 펴낸 『변증법적 상상력』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 이론, 유럽 시각 문화와 비평,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 포스트모더니즘 등 서구 지성사에 대한 수많은 연구를 했다. 2019년에 미국철학회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저서로는 『마르크스주의와 총체성』, 『눈의 폄하』, 『경험의 노래들』 등이 있다. 또한 『바이마르 공화국 자료집』, 『시각의 제국들』 등의 편집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