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의 블랙박스를 열다……
출발 언어를 도착 언어로 옮기기까지
번역가의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는 동시에 출판기획, 저술, 편집, 강의 등 번역과 관련된 여러 활동을 해온 저자가 쓴 『갈등하는 번역』은, 그 제목이 여실히 말해주듯 이리 고민하고 저리 고민할 수밖에 없는 ‘번역’ 행위에 대한 책이다. 번역이란 무엇일까? 단순히 어떤 텍스트를 한국어로 옮기기만 하면 되는 걸까? 그렇다면 구글 번역기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번역가일 테고, 같은 원문을 놓고 서로 다른 번역본이 서너 권씩 나오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번역하는 동안 갈등을 느낄 일도 없었을 것이다.
저자는 ‘한국어다움’이라는 모호한 기준, 관용구처럼 굳어버린 무수한 번역 원칙(‘있을 수 있다’는 문장은 쓰지 말라, 문장 길이를 살려라, 간결한 문장으로 번역하라 등등)을 지적하며 번역하는 데 고정된 원칙은 없음을 강조한다. 언어는 정량화하고 계측할 수 없는 다양한 요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대·문화·사고방식에 따라 무수히 갈라진다. 바로 그렇기에 ‘갈등하는 번역’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번역 강의 수강생들이 번역한 예문이 앞서 나온 후 저자가 무엇이 잘못 번역되었는지 또 무엇이 잘 번역되었는지 지적한 다음 번역 이론과 함께 추천 번역문이 이어진다. 번역계에 막 발을 디딘 초보 번역자들 혹은 번역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쓰인 책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이러한 구성을 취하였지만, 수많은 번역문을 읽고 다루어야 하는 편집자나 외서 기획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Contents
프롤로그: 원칙과 규범을 의심하라
1 단어 수준의 번역 문제들
1. 사전 찾기의 기술: 우리 마음속 단어의 의미
2. 축축하거나 촉촉하거나: 미묘한 감정과 태도의 차이
3. 궁합이 맞는 어휘들: 한국어의 맛을 내는 콜로케이션
4. 번역자의 내공: 사용역을 알아보는 눈
5. 가질 수 있는 것과 가질 수 없는 것: ‘have’와 ‘가지다’
6. 감정과 편견: 가치 편향 어휘
2 문장 수준의 번역 문제들
7. 말은 진정한 의미가 아닐 수 있다: 문법 범주와 어휘 범주
8. 문화와 사고방식의 차이: 문법의 기초
9. 당신의 문제: 인칭대명사의 의미와 용법의 차이
10. 개 꼬리가 나쁘다. 끝이: 명사를 몇 번 한정할 수 있을까?
11. ‘의’의 의미: 모호한 명사구를 만드는 핵심 요소
12. 원래 모습대로 사용하기: 명사가 된 부사들
13. 살았니? 죽었니?: 유생성
14.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야: 의도성과 감정이입의 문법
15. 나란히 나란히: 혼란을 최소화하는 병렬 처리
3 담화 수준의 번역 문제들
16. 담화란 무엇인가
17. 사건의 재구성: 해석의 순서와 선형 배열
18. 문장을 붙일 것인가 뗄 것인가: 근접성의 원리
19. 과속하지 마시오: 강조를 위한 장벽 세우기
20. 스타는 맨 마지막 무대에: 정보 구조와 문미초점
21. 글쓰기는 대화하기: 대화의 원리에서 찾는 정보성
22. 독자를 낚는 그물을 짜는 기술: 표층결속성
23. 언제나 선택은 전략적으로: 어휘와 개념의 그물망
24. 매트릭스를 넘어 세상 속으로: 심층결속성
25. 원작의 존재 이유와 번역의 존재 이유: 중재로서의 번역
26. 혼돈 속에서 탄생한 질서: 한국어의 기둥 ‘~은/는’
27. 괄호를 칠 것인가, 주석을 달 것인가: 정보의 흐름
에필로그: 커뮤니케이터로서의 번역가 되기
#부록
번역 실습
용어 설명
참고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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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윤영삼
영국 버밍엄대학 대학원에서 번역학을 공부했다. 2003년부터 출판기획, 편집, 저술, 강의 등 번역과 관련된 여러활동을 병행하며 다양한 ‘번역행위자’로서 경험을 쌓았다. 지금까지 50여 권을 번역출간했으며, 대표 역서로는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 《부자들의 음모》, 《알파벳과 여신》, 《스타일레슨》 등이 있다. 2007년부터 출판번역가를 양성하기 위한 번역강좌를 해오고 있으며, 2015년 저술하여 출간한 《갈등하는 번역》은 세종도서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되었다. 지금은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출판번역 강의를 하고 있다.
영국 버밍엄대학 대학원에서 번역학을 공부했다. 2003년부터 출판기획, 편집, 저술, 강의 등 번역과 관련된 여러활동을 병행하며 다양한 ‘번역행위자’로서 경험을 쌓았다. 지금까지 50여 권을 번역출간했으며, 대표 역서로는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 《부자들의 음모》, 《알파벳과 여신》, 《스타일레슨》 등이 있다. 2007년부터 출판번역가를 양성하기 위한 번역강좌를 해오고 있으며, 2015년 저술하여 출간한 《갈등하는 번역》은 세종도서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되었다. 지금은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출판번역 강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