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고서 더미에서 건져올린 열다섯 권의 책을 통해
옛사람들의 삶을 읽고 인문학의 길을 찾다
섭치는 순우리말로 “여러 가지 물건 가운데 변변하지 아니하고 너절한 것”을 말하며 ‘TV쇼 진품명품’에 들고 가면 방송관계자가 입구에서 돌려보낼 만큼 흔하고 ‘싼티’ 나는 고서들을 말한다. 이 책은 연대가 올라가봤자 고작 100년이고, 독자적인 문헌적 가치도 없어 도서관·박물관, 심지어 고서점에도 진열되지 못하는 ‘안구에 습기가 차는’ 고서적 뭉치들을 그 가혹한 집단 호칭에서 해방시켜 하나하나 분류하고 새롭게 그 역사적·인류학적·독서사회학적 가치를 매긴 작업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머위대 껍질을 벗기듯 고서에 내려앉은 묵은 때를 벗겨내서 책의 주인이 간직했던 휘황찬란한 꿈, 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름 없는 저자가 지어내야 했던 서문의 기기묘묘한 이야기, 사람들 손을 타며 우측 하단의 침 묻은 귀퉁이가 떨어져 나가고 이미 출판된 종이의 뒷면에 필사해내려간 책들의 운명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오늘날과 다른 고서古書의 권과 책의 개념, 고서의 체제와 제작과정, 필사와 목판본, 방각본 등의 차이를 소상하게 일러줘 ‘고서 오디세이’를 펼친다.
Contents
들어가며
1장|손안의 백과사전 - 『백미고사白眉故事』
책을 만드는 방법 | 간략하면서도 충실한 고사성어 모음집 | 손안의 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