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리에 꼼짝하지 않고 앉아 있는 돌 하나가 있다. 커다란 돌 위에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쉬고 있다. 느릿느릿 돌 위로 올라온 달팽이는 이제 느릿느릿 돌 아래로 기어 내려갈 것이다.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달팽이는 결국 움직여 다른 곳으로 간다. 하지만 그 돌은 원래 모습 그대로, 있던 자리에 그대로 있다.
이 책은 심플하지만 심오하다. 일러스트는 화려하고, 작은 디테일이 풍부하다. 이야기는 부드러운 리듬을 가지고 있고, 독자들이 놀랍도록 다양한 생물들의 관점에서 돌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곁에 있는 존재가 누구냐에 따라 돌은 어두컴컴했다가 환히 빛나며, 거칠었다가 부드럽기도 한다. 또 누군가에게는 작은 돌멩이에 불과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거대한 언덕이 되기도 하는 돌은 다양한 동물에게 각각 다른 무언가를 제공하지만, 항상 그 자리에 원래 모습 그대로 있다.
이렇게 이 책은 관계의 상대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또한 그 모든 소요 속에서도 지워지지 않고 영원히 박제된 어떤 순간 혹은 장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세계를 확장해 간다.
또한 이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방식에 관해 토론하기 위한 훌륭한 선택일 수 있고, 모든 연령대의 아이들과 자연 보호와 지구 온난화, 서식지의 변화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매우 사려 깊고, 중요하고, 미묘한 메시지를 담고 있으면서도 삶에 대해 설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이가 성장한 후에도 간직해야 할 한 권의 책으로 적극 추천한다.
Author
브렌던 웬젤,황유진
미국의 프랫대학교를 졸업한 후, 뉴욕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전 세계 야생 지역과 멸종 위기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단체들과 함께 일했습니다. 동물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그림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직접 그리고 쓴 책으로는 『어떤 고양이가 보이니?』가 있습니다.
미국의 프랫대학교를 졸업한 후, 뉴욕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전 세계 야생 지역과 멸종 위기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단체들과 함께 일했습니다. 동물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그림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직접 그리고 쓴 책으로는 『어떤 고양이가 보이니?』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