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복종에 관한 페미니즘의 새로운 방법론
부채를 벽장 밖으로 꺼내어 부채로 조직되는
우리 세계의 지도 그리기 작업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기준으로 금융권 세 곳 이상에 채무를 진 다중채무자가 450만 명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주지하듯이 한국의 부채 위험 수준은 국제결제은행(BIS)과 같은 국제금융기관으로부터 경고를 받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가계부채의 정도가 가장 심각해, 부채가 개인과 가계를 얼마나 옥죄고 있을지를 가늠할 수 있다. 니체는 『도덕의 계보』에서 부채가 수치심 혹은 양심의 가책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한다. 부채가 행사하는 경제적 압박은 우리를 피폐하게 한다. 빚 때문에 벌어지는 무수한 사건 사고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채가 개인과 가정,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방증한다. 외환위기로 IMF 구제금융을 받아 강제로 구조조정을 받아야 했던 우리 사회는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금융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 몸소 경험한 바 있으며, 외환위기가 언제든 귀환할 수 있다는 일종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복지와 사회적 서비스, 안정된 일자리를 대대적으로 축소하고 경제를 금융 주도로 확대한다는 것은 부채를 심화시킨다는 말과 다름없다. 부채를 조장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결코 부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 교육을 받고, 의료비를 지출하고 사업을 벌이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학자금대출, 사업자금대출 등 여러 형태의 빚을 지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우리 일상은 촘촘하게 짜인 금융망에 포섭되어 있다. 이처럼 부채 없이는 재생산이 불가능하도록 우리를 폭력적인 환경에 결박하는 힘센 부채를 어떻게 이해하고 문제화할 것인가?
Contents
한국어판 서문
여는 글 티티 바타차리야
서문
들어가며: 벽장에서 부채 꺼내기
폭력의 형태를 진단하기
착취와 차이
페미니즘으로 부채 읽기
부채와 사회적 재생산
금융 추출주의와 탈취
부채란 무엇인가?
새로운 시대: 금융 테러
일상의 ‘반혁명’인 부채
여성의 몸에 새겨진 글씨
피해자도 기업가도 아닌
페미니스트 불복종과 파시스트 신자유주의
반격
신사협정
내 분담금을 누락하는 가부장제
부에노스아이레스시의 부채와 도시 개발
금융에서 몸으로
자발적인 채무 중지
굶주림과 젠더 명령
돌봄 부채
페미니스트의 인플레이션 분석
어떻게 금융에 불복종할 것인가?
우리는 부채 없이 살아남고 싶다!
부채에 맞서는 우리
“그들은 우리에게 삶을 빚졌다”
부채에 맞서는 페미니스트 파업: 2020
[부록] 로자 룩셈부르크: 부채와 소비의 땅에서
간략한 연대기의 몇 가지 이정표
인터뷰
선언문
옮긴이 해제
영역판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Author
베로니카 가고,루시 카바예로,김주희,황유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산마르틴 대학교 알토스 연구소 사회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페미니스트 활동가이자 니우나메노스 콜렉티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페미니스트 인터내셔널Feminist International』(2020)과 『아래로부터의 신자유주의: 대중적 실용주의와 바로크 경제Neoliberalism from Below: Popular Pragmatics and Baroque Economies』(2017)가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산마르틴 대학교 알토스 연구소 사회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페미니스트 활동가이자 니우나메노스 콜렉티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페미니스트 인터내셔널Feminist International』(2020)과 『아래로부터의 신자유주의: 대중적 실용주의와 바로크 경제Neoliberalism from Below: Popular Pragmatics and Baroque Economies』(2017)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