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막장 드라마로 불리는 한국의 TV 연속극에는 출생의 비밀과 반전이 무수하게 나온다. 학습이 된 시청자는, 드라마 초반에 상관없는 두 집이 나오면 한 쪽 집 딸의 친엄마가 다른 쪽 집의 엄마라는 걸 즉각 알아 맞힌다. 남편의 누나가 알고 보니 남편의 어머니고(「보고싶다」), 고아로 버려져 하류 인생으로 살았던 주인공의 쌍둥이 형은 변호사가 되어 상류의 인생을 살고 있다(「야왕」) 등등. 이 모든 출생의 비밀과 반전의 스토리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안에 고스란히 다 들어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하면 반사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매일 밤 초등학생도 아줌마도 할머니도 즐기며 보고 있는 연속극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인문학과 비교적 거리가 멀었던 독자들, 특히 디지털 환경으로 잠시 문자에서 거리가 멀어졌을 뿐 아직 싱싱한 지적 호기심을 가진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지 말라는 법이 없다. 저자의 말마따나 이 책이 평균적 한국 젊은이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는 소박한 출발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Contents
(서문) 막장드라마와 아리스토텔레스
‘깨달음’의 두 의미
「피에타」
오이디푸스와 출생의 비밀
한국의 막장드라마
아리스토텔레스인줄도 모르고 아리스토텔레스를 소비해 온 한국의 시청자들
(역자 해설)『시학』의 더 나은 이해를 위한 9개의 주제별 해설
알렉산더 대왕의 스승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
art에 대하여
『시학』과 미메시스
「올드보이」, 「글레디에이터」 그리고 하마시아
주인공의 미화와 과장
카타르시스와 소격이론
「죽은 시인의 사회」와 처음, 중간, 끝
『안티고네』와 파토스
1) 파토스와 에토스의 현대적 의미
2) 아리스토텔레스의 파토스와 에토스
3) 헤겔의 ‘파토스’
4) 『안티고네』
5) 헤겔의 파토스는 합리성이며 자유의지
6) 파토스의 다면성
7) 정념이란 단어의 고고학적 의미
프레임에 대한 한 고찰
핵심 용어들의 그리스어와 영어
(본문)
제1장 모방의 수단에 따라 나뉘는 예술 장르
제2장 비극은 보통보다 잘난 사람, 희극은 보통보다 못난 사람을 그리는 것
제3장 코미디의 기원
제4장 모방과 깨달음은 인간의 원초적 본능
제5장 비극은 하루 동안에 일어난 일을 다뤄야 한다
제6장 카타르시스, 반전, 깨달음
제7장 처음, 중간, 끝 그리고 적당한 크기
제8장 단일한 줄거리, 탄탄한 구조
제9장 개연성, 필연성, 두려움, 연민
제10장 단순한 플롯, 복합적 플롯
제11장 깨달음은 무지에서 앎으로의 전환, 플롯의 세 번째 요소는 고통의 장면
제12장 프롤로그, 에피소드, 퇴장
제13장 순간적인 판단착오로 비극적인 운명을 맞는 주인공
제14장 비극적 사건은 가족처럼 가까운 사이에서 일어날 때 가장 효과가 좋다
제15장 인물의 정형화
제16장 깨달음의 여러 수법들
제17장 핵심적 플롯과 에피소드
제18장 플롯의 얽힘과 풀림
제19장 고대의 화용론(話用論)?
제20장 아리스토텔레스는 언어학의 아버지!
제21장 은유(메타포)와 유비(아날로지)
- ‘노년기는 인생의 황혼’은 아날로지
제22장 어법의 종류
제23장 시와 역사의 차이 - 단일한 줄거리: 단일한 시기
제24장 잘못된 추론
제25장 어떤 일이 개연성에 반하여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개연성이다
제26장 비극은 최고의 예술
Author
박정자
서울대 불문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에서 석·박사를 했다. 박사논문은 “비실재 미학으로의 회귀: 사르트르의 『집안의 백치』를 중심으로”이다. 상명대학교에서 사범대학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명예교수로 있다. 많은 팔로워들이 좋아하는 페이스북 필자이기도 하다. 소비의 문제, 계급 상승의 문제, 권력의 문제, 일상성의 문제 등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한 일련의 책들을 썼다.
저서로 『빈센트의 구두』 『시선은 권력이다』 『이것은 Apple이 아니다』『마네 그림에서 찾은 13개 퍼즐 조각』 『시뮬라크르의 시대』 『잉여의 미학』 『눈과 손, 그리고 햅틱』 『이것은 정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빵을 먹을 수 있는 건 빵집 주인의 이기심 덕분이다』(대만에서 『在麵包店學資本主義: 從人文角度看數位時代資本家, 勞動者的改變』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 『로빈슨 크루소의 사치 다시읽기』 등이 있다. 번역서로는 사르트르의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식민주의와 신식민주의』 『변증법적 이성비판』(공역), 푸코의 『성은 억압되었는가?』 『비정상인들』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만화로 읽는 푸코』 『푸코의 전기』 『광기의 역사 30년 후』, 앙리 르페브르의 『현대 세계의 일상성』, 앙드레 글뤽스만의 『사상의 거장들』, 레이몽 아롱 대담집 『자유주의자 레이몽 아롱』 등이 있다.
서울대 불문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에서 석·박사를 했다. 박사논문은 “비실재 미학으로의 회귀: 사르트르의 『집안의 백치』를 중심으로”이다. 상명대학교에서 사범대학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명예교수로 있다. 많은 팔로워들이 좋아하는 페이스북 필자이기도 하다. 소비의 문제, 계급 상승의 문제, 권력의 문제, 일상성의 문제 등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한 일련의 책들을 썼다.
저서로 『빈센트의 구두』 『시선은 권력이다』 『이것은 Apple이 아니다』『마네 그림에서 찾은 13개 퍼즐 조각』 『시뮬라크르의 시대』 『잉여의 미학』 『눈과 손, 그리고 햅틱』 『이것은 정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빵을 먹을 수 있는 건 빵집 주인의 이기심 덕분이다』(대만에서 『在麵包店學資本主義: 從人文角度看數位時代資本家, 勞動者的改變』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 『로빈슨 크루소의 사치 다시읽기』 등이 있다. 번역서로는 사르트르의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식민주의와 신식민주의』 『변증법적 이성비판』(공역), 푸코의 『성은 억압되었는가?』 『비정상인들』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만화로 읽는 푸코』 『푸코의 전기』 『광기의 역사 30년 후』, 앙리 르페브르의 『현대 세계의 일상성』, 앙드레 글뤽스만의 『사상의 거장들』, 레이몽 아롱 대담집 『자유주의자 레이몽 아롱』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