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광고에 차용되어 이제는 클리셰(cliche)처럼 돼 버린, ‘단정한 중절모 신사’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 1898~1967). 문학, 철학, 예술을 넘나들며 인문학의 대중화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온 박정자 교수는 현대의 예술뿐 아니라 광고를 통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마그리트의 세계로부터 출발하여, ‘시뮬라크르’를 화두(話頭) 삼아 ‘현실과 가상의 구분이 모호해진’ 현대의 삶을 조명한다.
박정자 교수는 책에서, 시뮬라크르의 기원을 멀리 플라톤의 ‘이데아’와 ‘동굴의 비유’까지 거슬러 올라가 살피며 내려온다. ‘마그리트 시뮬라크르 광고’로부터 시작해서, 현대생활 곳곳이 침투해 있는 시뮬라크르의 이모저모를 끄집어내 새로이 주목하게 해 준다. 책은 형식상 전작(前作) 『마그리트와 시뮬라크르』의 증보판이지만, 실질은 증보판 그 이상이다. 화폐마저도 가상이 돼 버린 비트코인을 손수 ‘경험할 뻔한’ 일화(8장)로부터는, “비트코인이 아니라 화폐 자체가 원래부터 가격의 시뮬라크르였다”는 통찰로 읽는 이들을 이끈다.
Contents
서문: 가상현실의 시대
초판 서문
1 마그리트
우리에게 친숙한 마그리트 / 회사원 같은 단정한 외모 / 마그리트와 팝아트
2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파이프 그림 시리즈 / 하이데거의 칠판 / 불안정한 파이프 / 칼리그람(calligramme) / 가시성과 언표(言表) / 해체된 칼리그람 / ‘아직 말하지 않는다’ / 다시 분리된 언표와 가시성 / 글과 그림은 다르다 / 클레: 읽을 것인가, 볼 것인가 / 칸딘스키: 제목은 그림과 상관없다 / 마그리트와 클레, 마그리트와 칸딘스키 / 그림 속으로 침입한 언어 / 그림과 단어들 / 유사(類似)와 상사(相似) / 상사(相似)의 공격성 / 상사와 시뮬라크르 / 유사에 대한 상사의 우위 / 다시 파이프 그림 / ‘위험한 관계’ / 캠벨, 캠벨!
3 마그리트와 시선
가면 뒤의 시선 / 눈과 시선 / 시선은 욕망이다 / 세계는 온통 시선(all-seeing) / 그림은 비가시성의 가시화 / 그림에도 시선이 있다 / 그림의 본질은 눈속임 / 홀바인의 〈대사들〉 / 그림은 욕망의 시선 / 오브제 프티 아(objet petit a)
4 미술과 철학을 이어 준 편지
푸코에게 보낸 편지
5 플라톤
이데아계와 현상계 / 동굴의 우화 / 생성의 세계 / 본질의 세계 / 플라톤의 재현, 마그리트의 재현 / 사본과 시뮬라크르
이미지는 실재를 죽인다 / 성상파괴 / 재현과 시뮬라크르 / 내파(內破) / 퐁피두센터 / 대중(mass) / 하이퍼리얼(hyperreal) / SF 영화 / 거울 이미지 / 홀로그램과 3D / 실재와 가상 / 모든 가짜는 시뮬라크르
8 비트코인과 시뮬라크르
비트코인을 초기에 경험하다 / 화폐의 역사 / 지폐도 처음에는 가상화폐였다 /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 비트코인과 포스트모던 철학 / 플라톤과 시뮬라크르 / 플라톤과 팝아트 / 플라톤 사상의 극복이 포스트모던의 핵심 / 포스트모던의 금융 버전인 가상화폐
후기: 시뮬라크르의 시대
찾아보기
그림 목록
Author
박정자
서울대 불문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에서 석·박사를 했다. 박사논문은 “비실재 미학으로의 회귀: 사르트르의 『집안의 백치』를 중심으로”이다. 상명대학교에서 사범대학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명예교수로 있다. 많은 팔로워들이 좋아하는 페이스북 필자이기도 하다. 소비의 문제, 계급 상승의 문제, 권력의 문제, 일상성의 문제 등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한 일련의 책들을 썼다.
저서로 『빈센트의 구두』 『시선은 권력이다』 『이것은 Apple이 아니다』『마네 그림에서 찾은 13개 퍼즐 조각』 『시뮬라크르의 시대』 『잉여의 미학』 『눈과 손, 그리고 햅틱』 『이것은 정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빵을 먹을 수 있는 건 빵집 주인의 이기심 덕분이다』(대만에서 『在麵包店學資本主義: 從人文角度看數位時代資本家, 勞動者的改變』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 『로빈슨 크루소의 사치 다시읽기』 등이 있다. 번역서로는 사르트르의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식민주의와 신식민주의』 『변증법적 이성비판』(공역), 푸코의 『성은 억압되었는가?』 『비정상인들』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만화로 읽는 푸코』 『푸코의 전기』 『광기의 역사 30년 후』, 앙리 르페브르의 『현대 세계의 일상성』, 앙드레 글뤽스만의 『사상의 거장들』, 레이몽 아롱 대담집 『자유주의자 레이몽 아롱』 등이 있다.
서울대 불문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에서 석·박사를 했다. 박사논문은 “비실재 미학으로의 회귀: 사르트르의 『집안의 백치』를 중심으로”이다. 상명대학교에서 사범대학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명예교수로 있다. 많은 팔로워들이 좋아하는 페이스북 필자이기도 하다. 소비의 문제, 계급 상승의 문제, 권력의 문제, 일상성의 문제 등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한 일련의 책들을 썼다.
저서로 『빈센트의 구두』 『시선은 권력이다』 『이것은 Apple이 아니다』『마네 그림에서 찾은 13개 퍼즐 조각』 『시뮬라크르의 시대』 『잉여의 미학』 『눈과 손, 그리고 햅틱』 『이것은 정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빵을 먹을 수 있는 건 빵집 주인의 이기심 덕분이다』(대만에서 『在麵包店學資本主義: 從人文角度看數位時代資本家, 勞動者的改變』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 『로빈슨 크루소의 사치 다시읽기』 등이 있다. 번역서로는 사르트르의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식민주의와 신식민주의』 『변증법적 이성비판』(공역), 푸코의 『성은 억압되었는가?』 『비정상인들』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만화로 읽는 푸코』 『푸코의 전기』 『광기의 역사 30년 후』, 앙리 르페브르의 『현대 세계의 일상성』, 앙드레 글뤽스만의 『사상의 거장들』, 레이몽 아롱 대담집 『자유주의자 레이몽 아롱』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