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찬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소녀의 곁에는 언제나 할아버지가 있었지요. 소녀에게 할아버지는 세상과 소통하는 창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떤 마음의 준비도 없이 소녀는 할아버지를 잃고 말았습니다. 너무도 두려운 나머지 소녀는 마음을 떼 내어 유리병에다 넣어버렸습니다. 마음을 유리병에 가두자 더 이상 아프지 않았지만 세상에 대한 어떤 호기심도, 열정도 소녀에게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는 바닷가에서 한 아이를 만나게 되고, 그 아이는 예전에 소녀가 할아버지에게 물었던 것과 똑같은 질문을 합니다. 그 아이의 질문을 통해서 소녀는 마음을 다시 유리병에서 꺼낼 결심을 하게 됩니다.
호기심 많은 소녀는 감당할 수 없는 아픔과 맞닥뜨리자, 그것을 극복하기보다 세상과의 단절을 선택합니다. 그것은 세상을 향한 수많은 호기심들과 수많은 가능성들에게서 도망친다는 것을 의미한 것이지요. 그리고 자신과 무척 닮은 아이를 만나서 다시 한번 용기를 갖게 됩니다. 『마음이 아플까봐』는 소녀가 느끼는 아픔과 그것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통해서 상처받지 않기 위해 숨는 것과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 중 어느것을 선택할 지를 담담하게 묻는 동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