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버려진, 남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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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18/11/30
Pages/Weight/Size 140*210*20mm
ISBN 9788964373163
Categories 사회 정치 > 생태/환경
Description
세상은 쓰레기로 넘쳐 난다.
만들어 내는 만큼, 파내는 만큼 버려진다.

버리고 지우고 폐기하는 존재인 우리,
버림받고 지워지고 폐기당하는 존재인 우리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고 있는 사이에,
가장 취약하고 가난한 존재가 이미 우리보다 먼저
우리가 저지른 짓의 피해를 입고 있다.

“곁에 두고 쓰던 물건은 물론이고 시간과 공간도 사람들에게 버림받는다. 무덤이, 공원이, 때로는 도시 자체가 버려진다. 죽음도 역사도 버려진다. 시간이 흘러 잊히는 것도 있고,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지우거나 감추는 것도 있다. 버려지는 것들 틈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 하지만 책을 쓰며 느낀 가장 큰 역설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폐기되는 것 중 하나가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버려진 존재들을 만나는 여행

이 책은 여행기다. 네부카드네자르 2세가 왕비를 위해 세웠다는, 이라크 바빌론의 공중 정원 유적에서 시작된 여정은 지구 곳곳을 거쳐, 터키의 고즈넉한 휴양지 보드룸 해변에서 끝난다. 글쓴이의 시선은 영화롭고 평온한 곳보다는 파괴되어 간신히 남은 흔적들과 버려지고 외면당한 것들에 오래 머문다. 메소포타미아문명의 유적에 서려 있던 압도감은 미군의 침공과 이슬람국가(IS)의 유적 파괴 앞에 빛을 잃고, 자신의 터전에서 버텨 내지 못한 ‘난민’의 삶은 망망대해를 넘고도 깃들 곳을 찾지 못해 두 번, 세 번 거듭 무너진다. 2015년 9월 세 살 난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가 짧은 생을 마감한 터키의 해변이 더는 평범한 휴양지일 수 없듯이, 버려진 존재들을 만나는 여행은 익숙했거나 보이지 않던 것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찾아간다. 오랜 국제부 기자 생활을 바탕으로 쓴 이 책 『사라진, 버려진, 남겨진』은 ‘버려지고 잊히는 모든 것들’을 향한 시선, 주관을 되도록 배제한 서술을 날실과 씨실 삼아 엮은 글로 채워졌다. 이 스산한 이야기들은 끝내 버려진 존재들과 이제 우리 곁에 없는 생명들의 삶을 기억하고 상상하며, 아직 살아 있는 이들의 의미를 환기한다.
Contents
/ 남겨진
또다시 부서진 과거 8
비밀을 품고 있는 죽음 27
전쟁이 남긴 폐허 39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도시 64
생을 마친 탈것들의 종착역 81

/ 버려진
아무도 먹지 못한 밥 102
바다를 덮은 플라스틱 112
빨리 만들고 더 빨리 버려지는 첨단 119
넝마주이의 터전 쓰레기들의 산 130
내버릴 수 없는 지구 167

/ 사라진
말라붙은 호수 182
황폐해진 숲 198
줄어드는 땅 219
이제 만날 수 없는 생명 232
우리보다 먼저 없어진 우리 260

/ 보이지 않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인간 294
나자마자 도둑맞은 인생 314
값싸게 쓰이다 버려지는 노동 334
그 무엇도 아닌 인간 355

에필로그 367
참고문헌 372
찾아보기 374
사진 일람 385
Author
구정은
신문기자로 일하면서 국제뉴스를 오랫동안 다뤘습니다. 지금은 주로 책을 쓰고 번역을 하면서 나라 밖 소식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10년 후 세계사: 두 번째 미래』 『여기, 사람의 말이 있다』 『사라진, 버려진, 남겨진』 등의 책을 썼고 『팬데믹의 현재적 기원』 『나는 라말라를 보았다』 등을 번역했습니다.
신문기자로 일하면서 국제뉴스를 오랫동안 다뤘습니다. 지금은 주로 책을 쓰고 번역을 하면서 나라 밖 소식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10년 후 세계사: 두 번째 미래』 『여기, 사람의 말이 있다』 『사라진, 버려진, 남겨진』 등의 책을 썼고 『팬데믹의 현재적 기원』 『나는 라말라를 보았다』 등을 번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