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정치경제학 분야에서 현대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 논쟁들을 탈식민 페미니스트의 관점에서 야심차게 정리하고 있는 책이다. 시기적으로는 식민 시기부터 현재까지, 지리적으로는 북반구와 남반구 구분을 넘어서 제3세계와 구 동구권 국가들까지를 포함하며, 국제정치, 개발이론, 페미니즘과 같은 여러 연구 분야를 넘나들며 여성과 개발의 문제, 발전의 정치경제학이 가진 젠더화된 특성, 지구화로 인한 변화 등을 포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녀의 관점은 탈구조주의의 영향을 받았지만, 이들과 달리 아마르티아 센이나 마사 누스바움과 같은 저발전국가들에서의 삶의 질을 평가하는 데 있어 보편주의적 기준을 강조하는 학자들의 저작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으며, 이론과 실천 양자의 균형을 강조하는 특유의 관점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녀는 특히 남녀의 차이와 서로 다른 사회적?지리적 위치에 있는 여성들 간의 차이뿐만 아니라 (국가기구에서부터 국제기구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수준의 정치기구들에서 페미니스트 학자들과 활동가들이 부딪치는 현실적 문제들에 집중하면서 페모크라트들이 “성인지적인, 인간 중심의, 지속 가능한, 세력화‘ 등의 언어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성공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발전에 대한 이해는 몰역사적이고 탈정치적이라고 비판한다. 그녀에 따르면 겉으로 보이는 그들의 진보적인 관점들이 사실은 신자유주의적 지구화에 대한 순응과 뒤섞여 있으며, 따라서 이들은 계속해서 시장을 더더욱 개방하라고 밀어붙이거나 주변화된 집단들이 기업이 주도하는 지구화 내에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요청하거나 둘 중 하나다.
또한 그녀는 페미니스트들이 국가나 강력한 국제기구들과 직접적으로 관련을 맺을 때 변혁적인 의제에서 개혁적인 의제로 후퇴할 위험이 있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구화에 대한 여성의 초국적 저항에 있어서 가장 힘든 난제는 차이의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로, 여성운동이 자신의 급진적인 우위를 유지하려면, 차이의 인정과 경제적?사회적 자원의 재분배 문제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