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나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수용소 군도』와 더불어 공산주의 정치체제에 대한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거론되는 아서 쾨슬러의 대표작이다. 후마니타스의 '사회과학이 있는 문학'의 첫 번째 소설인 이 작품은 특정 체제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 혁명이 성공한 뒤 권력이 이제 저항의 대상이 아니게 되었을 때, 즉 '가까워진 권력'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라는 정치의 근본 문제를 고민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혁명 이후 권력의 문제를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한낮의 어둠』은 혁명·대중·도덕·양심·권력·정치 등에 대한 치열한 논쟁을 그리고 있다.
혁명 정부의 2인자였던 루바쇼프는 어느 날 반역과 최고 지도자 암살 모의 혐의로 체포되어 집요한 심문을 받는데, 심문은 옛 동지였던 이바노프, 혁명이 낳은 새로운 세대이자 냉정하고 이성적인 전형 글레트킨, 그리고 자기 자신과, 혁명·대중·도덕·양심·권력·정치 등에 대해 벌이는 치열한 논쟁이다. 글레트킨은 루바쇼프에게, 결백하더라도 유죄를 인정함으로써 대중들이 당에 대한 반대파를 경멸할 수 있게 하는 것, 옳은 것은 보기 좋게 도금하고, 틀린 것을 검게 칠하라고, 자신을 희생해서 혁명을 지켜 내는 것이 당이 루바쇼프에게 요청하는 마지막 봉사라고 말한다. 루바쇼프는 고민한다. 침묵 속에서 죽을 것인가, 마지막까지 당에 봉사할 것인가. 그들은 왜 어떤 선택을 어떤 논리로 주장할까?
Contents
첫 번째 심문
두 번째 심문
세 번째 심문
문법적 허구
옮긴이 후기 : '역사'라는 기이한 희극
Author
아서 쾨슬러,문광훈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이고 에세이스트인 아서 쾨슬러는 1905년 부다페스트에서 헝가리 유대계 부모 아래 태어났다. 어린 시절 그는 오스트리아에서 교육을 받았고, 청년 시절 저널리즘 활동을 시작한 이래 1931년에는 독일 공산당에 참가했으나 1938년 탈퇴한다. 생애의 말년에 그는 파킨슨병을 앓았고, 1983년 런던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죽는다는 것 자체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죽어 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제어할 수 없다는 데서 오는 모욕감 혹은 창피함으로 고통 받길 원치 않은’ 까닭이다. 자살 노트에는 그렇게 적혀 있다.
쾨슬러 역시, 1920~1930년대의 유럽 지식인들이 대개 그러했듯이, 러시아혁명의 이념적 순수성과 정치적 비전에 동의했고, 그래서 초기에는 당 활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한다. 그러나 파시즘의 등장은 지식인들의 이런 낙관주의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 특히 히틀러-스탈린 사이의 불가침조약(1939년)과 모스크바 재판을 겪으면서 많은 좌파 지식인은 실망과 절망감에 빠져든다. 쾨슬러 역시 1935년 이후 당과 결별하면서 공산주의를 비판하는 작가로 활동한다. 『한낮의 어둠』은 바로 이 무렵에 있었던 모스크바 재판을 배경으로 한다.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이고 에세이스트인 아서 쾨슬러는 1905년 부다페스트에서 헝가리 유대계 부모 아래 태어났다. 어린 시절 그는 오스트리아에서 교육을 받았고, 청년 시절 저널리즘 활동을 시작한 이래 1931년에는 독일 공산당에 참가했으나 1938년 탈퇴한다. 생애의 말년에 그는 파킨슨병을 앓았고, 1983년 런던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죽는다는 것 자체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죽어 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제어할 수 없다는 데서 오는 모욕감 혹은 창피함으로 고통 받길 원치 않은’ 까닭이다. 자살 노트에는 그렇게 적혀 있다.
쾨슬러 역시, 1920~1930년대의 유럽 지식인들이 대개 그러했듯이, 러시아혁명의 이념적 순수성과 정치적 비전에 동의했고, 그래서 초기에는 당 활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한다. 그러나 파시즘의 등장은 지식인들의 이런 낙관주의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 특히 히틀러-스탈린 사이의 불가침조약(1939년)과 모스크바 재판을 겪으면서 많은 좌파 지식인은 실망과 절망감에 빠져든다. 쾨슬러 역시 1935년 이후 당과 결별하면서 공산주의를 비판하는 작가로 활동한다. 『한낮의 어둠』은 바로 이 무렵에 있었던 모스크바 재판을 배경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