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쓸모

초역 발타사르 그라시안의 마지막 인생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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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5/01/24
Pages/Weight/Size 125*190*20mm
ISBN 9788964362730
Categories 인문 > 철학/사상
Description
“참다운 지혜는 불의한 사람과 부당한 현실에 맞서는
쓸모 있는 무기이자 수단이어야 한다!”

쇼펜하우어가 불멸의 스승으로 여기고, 니체가 인생의 지침으로 삼은 일상의 철학자
발타사르 그라시안이 전하는 세속적 지혜의 기술

2023년 11월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한 출연자가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를 소개한 뒤 그의 저작들이 2024년 상반기 대한민국 서점가를 휩쓸었다. ‘쇼펜하우어 열풍’이라 부를 만했다. 그와 동시에 대중의 관심을 끈 또 한 명의 인물이 있었으니, 쇼펜하우어가 공공연히 ‘불멸의 스승’이라고 밝힌 발타사르 그라시안이었다. 그라시안은 신학과 철학, 인문학에 정통한 가톨릭 사제이자 대학자였고 뛰어난 연설가였다. 하지만 그가 펴낸 저작들은 종교적 이상이나 관념적 윤리, 현학적 지식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대중의 귀에 쏙쏙 박힐 만한 현실적 조언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의 저서들이 1600년대 중반 유럽의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이유였다. 하지만 이처럼 대중 친화적인 그의 저작들은 로마 가톨릭 교회의 반감을 샀고, 가톨릭 고위직 세력은 교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책을 출판했다는 이유를 들어 그라시안을 탄압했다. 1658년 급기야 그라시안은 자신이 소속되었던 예수회를 탈퇴하겠다는 청원을 올렸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같은 해 세상을 떠난다.

그라시안은 인간세상과 현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힘을 가진 탐욕스러운 소수가 대다수의 민중을 착취하고, 우매한 민중으로 하여금 지배층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욕망을 자극하고 유혹하며 인간의 영혼을 타락시키는 구조가 작동하는 공간으로 보았다. 사실 이러한 욕망의 구조는 오늘날에도 그대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처럼 불의한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자신을 지키고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 그라시안의 언어들은 이러한 물음에서 출발한다. 당대와 근대, 현대의 편협한 학자들에 의해 철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통속 작가’에 머물러야 했던 그라시안의 세속적인 조언들은 불의한 세력과 각박한 현실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기에 오히려 위대한 사상과 철학들이 쇠락해갈 때도 400년의 시간을 넘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혜의 쓸모 : 초역 발타사르 그라시안의 마지막 인생 수업』은 스페인어권 문학이 우리나라에서 확산되는 계기를 마련했던 스페인?라틴 문학 권위자 송병선 교수가 그라시안의 저작들 속에서 가려 뽑은 글들로 구성했다. 송병선 교수는 1990년대 발타사르 그라시안의 저작들을 거의 처음 우리나라에 소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 책에 실린 인간관계, 공부, 삶의 의외성, 인간의 품위에 관한 글들은 단순한 도덕과 윤리의 지표가 아니라 각박한 현실을 지혜롭게 건너도록 이끄는 뛰어난 무기이자 수단으로 다가갈 것이다.
Contents
CHAPTER 1
때로는 길을 잃어야 새로운 풍경을 만난다
: 의외성으로 가득한 삶을 슬기롭게 건너는 방법


01 계획대로만 살면 인생이 계획의 틀에 갇힌다
02 사람들은 누군가의 실수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한 뒤의 행동을 기억한다
03 삶의 시작과 끝은 다르지 않다
04 행복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아내는 것이다
05 상황이 나쁠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더욱 나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06 창의성을 발휘하고 싶다면 생각을 내버려두라
07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08 지금 행하지 않는 것은 결코 지혜가 아니다
09 지금 저지른 작은 실수가 내 미래의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
10 모든 것을 갖고도 아무것도 누리지 못하는 사람
11 남이 나에게 하는 거짓보다 내가 남에게 하는 거짓이 훨씬 더 해롭다
12 사람의 인생에는 종말이 없다
13 시간이 흐른 뒤에 드러날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하라

CHAPTER 2
지혜를 흉내 내라, 지혜로워지리라
: 품위 있고 현명하게 각박한 현실을 이겨내는 삶의 태도


14 재물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살림을 함부로 키우지 마라
15 현명한 사람은 꺾이지 않는다
16 나 자신의 한계를 알면 삶이 분명해진다
17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라
18 말을 되새김질하라
19 실수하는 법을 배워라
20 늙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낡지는 말라
21 오감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육감을 키워라
22 세상의 것에 휘둘리지 말고 의지대로 나아가라
23 품위가 부족할수록 고귀하게 행동하고 품격 있게 말하라
24 인내할 때 비로소 정신의 위대함이 드러난다
25 용기는 신중함 속에서 빛을 발한다
26 대중의 생각 속에 숨어 있는 속임수를 발견하라

CHAPTER 3
관계가 풀려야 인생이 잘 풀린다
: 나를 중심에 놓는 관계 맺기의 지혜


27 분노하되 절대로 화를 내지는 말라
28 내가 진정으로 다스려야 할 단 한 사람
29 친구 서너 명이면 충분하다
30 천박함은 시끄럽다
31 자신을 높이는 사람과는 어울리지 마라
32 사람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꾸며서 내보인다
33 세상이 가장 훌륭한 경전이고 사람이 가장 좋은 선생이다
34 사람의 인격은 어떻게 드러나는가?
35 남자의 얼굴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여자의 속마음
36 그 사람의 출신을 보고 함부로 평가하지 말라
37 이성의 화려함에 넘어가지 마라
38 욕심이 많은 사람을 절대로 곁에 두지 마라
39 진정한 우정은 나의 세계를 넓혀준다
40 스스로 양심적이라고 말하는 사람과는 어울리지 말라
41 사소한 행위에서 본심을 파악하라
42 악은 자신이 하는 일을 드러내지 않는다

CHAPTER 4
삶이 깊어지면 다시 공부가 시작된다
: 어떻게 현재의 한계를 깨고 나라는 존재를 확장할 것인가?


43 하루를 살았으면 하루어치의 깨달음을 얻으라
44 어제를 딛고 오늘을 숨 쉬며 내일로 향하라
45 스물한 살에 반드시 해야 하는 것
46 말을 하면 생각이 흩어지지만, 글을 쓰면 생각이 모인다
47 책은 우리의 삶을 비추는 등불이다
48 남의 생각을 자기 것인 양 떠벌리는 사람을 주의하라
49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
50 결과물을 만들어내라

CHAPTER 5
세상의 일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어라
: 고단한 주인공보다는 평온한 조연으로 살아가는 지혜


51 이기적으로 지혜롭게 처신하라
52 세상에는 피하는 게 상책인 일이 많다
53 중심을 지키며 주변을 살펴보라
54 불행한 세상은 거짓에서 시작된다
55 탐욕에는 한계가 없다
56 땀 흘리는 일의 가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57 노년에 이르면 자신이 고집해온 것들을 버려야 한다
58 관공서에서는 절대로 화내지 말라
59 삐뚤어진 몸이 삐뚤어진 마음보다 낫다
60 진실이 반드시 당신의 입을 통해 드러나야 할 이유는 없다
61 신뢰가 가장 뛰어난 자산이다
62 여러 사람이 동시에 옳다고 믿는 것을 오히려 조심하라
63 한쪽으로 거짓이 들려와도 다른 한쪽으로는 진리에 귀 기울여라
64 진실은 교만과 분노를 불러오지 않는다
65 비판은 사라지고 찬사만 들려온다면 그것은 크게 잘못되었다는 신호다
66 침묵으로 악의에 동조하지 말라

옮긴이의 말
첨예한 현실과 개인의 일상으로 눈길을 돌린 철학자
Author
발타사르 그라시안,송병선
스페인 사라고사 지방, 칼라타유드 지역인 벨몬테에서 1601년에 태어났다. 아버지 프란시스코 그라시안 가르세스는 의사였고, 손위 형제들이 일찍 죽는 바람에 그가 장남이 되었다. 18세에 예수회에 입회하여 21세까지 2개의 철학 과정을 공부했고, 사라고사 대학에서 4개의 신학 과정을 이어간 후, 25세(1627년)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28세(1630년)까지는 인문학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발렌시아의 수도원에서 3년간 수련기를 마쳤다.
40세에 설교자로 큰 성공을 거둔 후에 출간한 『재능의 기술』(Arte de ingenio, 1642년)을 더욱 깊고 폭넓게 확장한 책이 바로 『사람을 얻는 지혜』(Oraculo manual y arte de prudencia, 직역하면 “신탁 편람과 지혜의 기술”)이다. 그는 예수회 신부였지만, 글 안에는 종교적 언급이 거의 없고 기독교 도덕 개념을 지향하지도 않는다. 저자가 생각한 근본적인 삶의 목표는 성공과 명성보다는, 개인의 성숙이었다. 그리고 인간의 근본을 지키면서도 실용적인 성공 전략을 놓치지 않았다. 저자는 많은 함정과 악한 행동을 미리 알아야 피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어리석은 사람이나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 자신을 지킬 방법을 전하고자 했다.
저자가 살던 17세기 전후, 스페인은 과거 150년간 유럽의 지배자로 군림하다가 서서히 내리막을 걷고 있었다. 30년 전쟁 개입으로 경제적 위기가 왔고, 포르투갈 및 카탈루냐의 반란, 전쟁 참패 등으로 서서히 힘을 잃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문화적으로는 황금시대였다.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에 대한 환멸과 덧없음, 종교적 희망, 죽음의 편재라는 특징이 바로크 문화라는 이름으로 전반에 드러나던 시기였다.
말년에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교회의 허가 없이 책을 출간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고 교수직에서 해임되었으며, 감금과 감시에 시달려야 했다. 계속되는 처벌과 불이익으로 아픔을 겪다가 1658년 57세의 나이로 숨을 거둔다.
스페인 사라고사 지방, 칼라타유드 지역인 벨몬테에서 1601년에 태어났다. 아버지 프란시스코 그라시안 가르세스는 의사였고, 손위 형제들이 일찍 죽는 바람에 그가 장남이 되었다. 18세에 예수회에 입회하여 21세까지 2개의 철학 과정을 공부했고, 사라고사 대학에서 4개의 신학 과정을 이어간 후, 25세(1627년)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28세(1630년)까지는 인문학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발렌시아의 수도원에서 3년간 수련기를 마쳤다.
40세에 설교자로 큰 성공을 거둔 후에 출간한 『재능의 기술』(Arte de ingenio, 1642년)을 더욱 깊고 폭넓게 확장한 책이 바로 『사람을 얻는 지혜』(Oraculo manual y arte de prudencia, 직역하면 “신탁 편람과 지혜의 기술”)이다. 그는 예수회 신부였지만, 글 안에는 종교적 언급이 거의 없고 기독교 도덕 개념을 지향하지도 않는다. 저자가 생각한 근본적인 삶의 목표는 성공과 명성보다는, 개인의 성숙이었다. 그리고 인간의 근본을 지키면서도 실용적인 성공 전략을 놓치지 않았다. 저자는 많은 함정과 악한 행동을 미리 알아야 피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어리석은 사람이나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 자신을 지킬 방법을 전하고자 했다.
저자가 살던 17세기 전후, 스페인은 과거 150년간 유럽의 지배자로 군림하다가 서서히 내리막을 걷고 있었다. 30년 전쟁 개입으로 경제적 위기가 왔고, 포르투갈 및 카탈루냐의 반란, 전쟁 참패 등으로 서서히 힘을 잃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문화적으로는 황금시대였다.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에 대한 환멸과 덧없음, 종교적 희망, 죽음의 편재라는 특징이 바로크 문화라는 이름으로 전반에 드러나던 시기였다.
말년에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교회의 허가 없이 책을 출간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고 교수직에서 해임되었으며, 감금과 감시에 시달려야 했다. 계속되는 처벌과 불이익으로 아픔을 겪다가 1658년 57세의 나이로 숨을 거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