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는 이즈음 우리 사회에서 중요하게 떠오른 화두 가운데 하나다. 겉보기에는 평화로운 것 같아도 실은 모든 부면과 층위에서 서로에 대한, 그리고 제삼자인 누군가에 대한 증오, 혐오, 조롱, 멸시의 언어와 행동으로 들끓고 있는 사회가 한국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의 화두인 ‘혐오’는 단순히 타인을 감정적으로 미워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그 차원을 넘어, 특정한 집단에 속한 사람들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차별하고 배제하려는 태도, 언어, 행동으로서의 혐오가 지금 문제되고 있다. 그것은 스스로 다수, 강자, 주류라고 생각하는 개인과 집단이 소수자, 약자, 비주류라고 여겨지는 존재들에게 가하는 폭력이다. 이 책에 실린 배덕만 목사의 「혐오와 한국 교회, 그리고 근본주의」는 혐오라는 주제의 이러한 전반적 맥락을 자세히 짚어주는 글이다.
이 책 『혐오와 한국 교회』 작업에 참여한 다른 필자들이 염두에 두고 있는 것도 배덕만 목사가 인식하는 바와 같은 의미의 혐오다. 기실 ‘혐오’가 ‘교회’와 어울려 있다는 점은 더없이 기이한 모순처럼 보인다. 교회가 대변하는 기독교야말로 ‘사랑의 종교’를 표방해온 종교이고, 사랑과 혐오만큼 대극에 있는 짝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이상한 모순이 바로 이 책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의 종교를 자임하는 기독교, 특히 개신교 교회가 우리 사회에서 혐오, 특히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 지은이들의 판단이다. 지은이들이 보기에 개신교 교회가 혐오하는 대상은 공산주의·사회주의, 북한, 국내의 좌파에서부터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이슬람교도, 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한국 개신교 교회는 어찌하여 이들에 대한 혐오의 생산기지이자 첨병 역할을 하게 되었을까? 교회 또는 개신교인들이 실천하는 혐오의 양상은 구체적으로 어떠하며 무슨 결과를 낳고 있는가? 한국 개신교는 어떻게 해야 혐오로 만연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것이 이 책에서 지은이들이 던지는 핵심적 질문들이다.
Contents
책머리에 17
Ⅰ 철학적·신학적 시각
·혐오의 논리와 일인칭 시점: 동일성 지향을 바라보는 시선들 김남호
·내 양 떼를 지키는 개 중에도 둘 만하지 못한 자들 권지성
·혐오의 장소에서 만난 뜻밖의 환대 신숙구
Ⅱ 역사적·문화적 시각
·모두에게 파괴였던 시간의 바깥 - ‘제주4.3사건’의 신학적 비망록 김진호
·한국 기독교: 시민 종교와 정치 종교 사이에서 최종원
·혐오와 한국 교회, 그리고 근본주의 배덕만
·무엇을 위한 낙태 반대 운동인가? 이욱종
Ⅲ 실천적 시각
·학력·학벌주의와 한국 교회 오제홍
·혐오와 차별의 공간, 그리고 예수 김승환
·‘맘충’ 혐오의 후기-근대적 의미 백소영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의 반대편에서 만나는 낯선 하느님 민김종훈/자캐오
·아랍 난민을 향한 그리스도인의 자세 - 혐오와 차별을 넘어 포용과 환대로 한동희
·교회 안에서의 장애인에 대한 혐오와 배제 김홍덕
·어머니의 죽음, 어머니의 부활
- 세월호 혐오 정서와 기독교의 자기 혐오, 그리고 비체非體/卑體 조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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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권지성
한국항공대학교와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하였고, 기업연구소에서 무선통신 분야 연구원으로 활동하였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서울 지부에서 협동간사로 사역한 후 미국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교에서 목회학(M.Div)을 공부했다. 이후 영국 더럼 대학교에서 구약학으로 석사학위(MA)를. 같은 대학교에서 “욥기와 이사야서 간의 상호 관계성 연구”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2016년 9월부터 현재까지 스위스 취리히 대학교와 로잔 대학교에서 포닥 펠로우로 일하며, 스위스국책연구재단(SNSF)의 지원을 받아 제2성전기의 ‘지혜와 토라’ 관계성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유럽의 대표적 성서학회인 European Association of Biblical Studies에서 “Wisdom and Torah as Dynamic Modes of Scribal Discourse in Israel and Early Judaism” 워크숍의 의장이며, 유럽과 북미 다수 학회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여러 학회지에 논문을 발표해 왔다. 새물결아카데미, 평택대학교, 연세대학교 등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초빙교수다.
저서로는 Scribal Culture and Intertextuality: Literary and Historical Relationships between Job and Deutero-Isaiah(Mohr Siebeck)가 있으며, 예레미야의 수용사에 관한 연구서인 Jeremiah in History and Tradition(Routledge)을 공저하였다. 교회개혁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성폭력, 성경, 한국 교회』(CLC)를 공저했다.
한국항공대학교와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하였고, 기업연구소에서 무선통신 분야 연구원으로 활동하였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서울 지부에서 협동간사로 사역한 후 미국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교에서 목회학(M.Div)을 공부했다. 이후 영국 더럼 대학교에서 구약학으로 석사학위(MA)를. 같은 대학교에서 “욥기와 이사야서 간의 상호 관계성 연구”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2016년 9월부터 현재까지 스위스 취리히 대학교와 로잔 대학교에서 포닥 펠로우로 일하며, 스위스국책연구재단(SNSF)의 지원을 받아 제2성전기의 ‘지혜와 토라’ 관계성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유럽의 대표적 성서학회인 European Association of Biblical Studies에서 “Wisdom and Torah as Dynamic Modes of Scribal Discourse in Israel and Early Judaism” 워크숍의 의장이며, 유럽과 북미 다수 학회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여러 학회지에 논문을 발표해 왔다. 새물결아카데미, 평택대학교, 연세대학교 등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초빙교수다.
저서로는 Scribal Culture and Intertextuality: Literary and Historical Relationships between Job and Deutero-Isaiah(Mohr Siebeck)가 있으며, 예레미야의 수용사에 관한 연구서인 Jeremiah in History and Tradition(Routledge)을 공저하였다. 교회개혁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성폭력, 성경, 한국 교회』(CLC)를 공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