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모래알

일제강점기, 4·19와 5·16을 거치고 27년의 경찰 생활을 한 전석린의 자서전!

사람 하나하나는 바닷가 백사장의 한 알 모래알이며 민초이다. 한 알 모래알과 민초는 힘이 없다. 그러나 끊임없이 짓밟혀도 다시 일어나고 결코 삶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한 알 모래알이고 민초들이다. 한 알 모래알, 민초로 살아온 많은 삶이 모이고 쌓인 것이 백성의 삶의 실체이며, 그것이 우리가 살아온 한 시대의 역사이다.

모래알 민초의 삶은 서로 비슷하고, 파도나 태풍과 같이 드라마틱하지 않다. 드라마틱한 것만을 좋아하고 좇는 세태에서 민초들은 그들이 살아온 삶의 실체를 드러내지 못한다. 힘 있는 파도와 태풍은 모든 것을 바꿔놓는 드라마틱한 것이기는 하나, 잠깐 지나가는 바람일 뿐이고 역사의 실체는 아니다. 역사는 모래알, 민초들이 살아온 삶 그 자체이다.

저자는 많은 민초들이 별것 아닌 것으로 여겨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삶, 역사를 이루는 한 알의 모래알을 이 책에 담아냈다. 초등학생 때 겪은 일제강점기의 기억으로부터 4·19와 5·16을 거치고 당시 비난과 지탄의 대상이던 경찰 간부로 살았던 27년의 세월, 경찰직에서 물러나 과수원을 일구고 농군으로서 살아가는 현재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그의 역동적인 삶을 들여다본다. 국민의 신뢰를 받는 지성경찰의 대표로서 청렴을 추구하고, 경찰 생활을 마친 뒤에도 농부로서 살아가며 끊임없이 일하는 것을 삶의 행복으로 여기는 모습 등을 통해 그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다. 역사의 수많은 모래알들 중 한 알인 이 책을 읽으며 우리의 역사를 이해하고 기억하기를 바란다. 또한 더 많은 모래알들이 모여 참된 역사의 주체로서 큰 백사장을 이루고 역사를 살찌우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