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

치유와 자유의 경계에서 쓴 불온한 질병 서사
$19.55
SKU
9788962626308
+ Wish
[Free shipping over $100]

Standard Shipping estimated by Thu 12/5 - Wed 12/11 (주문일로부 10-14 영업일)

Express Shipping estimated by Mon 12/2 - Wed 12/4 (주문일로부 7-9 영업일)

* 안내되는 배송 완료 예상일은 유통사/배송사의 상황에 따라 예고 없이 변동될 수 있습니다.
Publication Date 2024/10/31
Pages/Weight/Size 125*190*15mm
ISBN 9788962626308
Categories 인문 > 인문/교양
Description
“아픈 몸을 보호한다는 논리는
정말로 아픈 몸을 지켜준다고 할 수 있을까?”

‘불만 많은 암 경험자’ 김도미의 불온한 질병 서사
암 경험자를 향한 청순한 무례, 정중히 거절합니다

★ “영영 잊히지 않고 내 안에 남아 삶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놓는 책.” _최은영(소설가) 추천
★ “위안을 주는 질병 서사가 아닌, 삶과 사회를 다루는 입체적인 이야기.” _김원영(공연창작자) 추천
★ “건강이라는 종교와 완치라는 신화 바깥에 있는 ‘모른다’의 세계.” _장일호(《시사IN》 기자) 추천

“무리하지 말고 푹 쉬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법한 말이다. 그런데 암 경험자는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무엇을 하든 이런 말을 듣는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건네는 선의의 말들은 오히려 암 경험자를 괴롭히는 청순한 무례가 되곤 한다. 더욱이 사방에서 쏟아지는 근거 없는 항암 정보와 ‘절대안정’이라는 신화는 암 경험자의 건강을 위협하고, 사회 복귀를 가로막는다.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는 완치를 목표로 재배치되는 일상 속에서도 암 경험자가 누려야 할 존엄과 자유는 무엇인지 치열하게 탐구한 기록이다. 30대 중반 급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은 저자 김도미는 당사자를 지나치게 통제하고, 죄책감을 강요하는 암 치유 문화를 비판하며 “몸에 대한 윤리는 나를 잘 돌보는 데에도 있지만 나를 즐겁게 하는 데에도 있다”라고 역설한다. 약 3명 중 1명이 암을 경험한다. 암 경험자가 많은 만큼, 세상에는 ‘암 극복 서사’가 넘쳐난다. 이제 조금 불온한 질병 서사도 필요하지 않을까? ‘불만 많은 암 경험자’ 김도미의 모험기는 완치만큼이나 존엄한 삶이 중요한 암 경험 당사자들에게도, 어떻게 대화를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분명 자유를 줄 것이다. “이 모험에 당신을 기쁜 마음으로 초대한다.”

“나는 나의 상태와 치료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자유, 근거 없고 위험한 치료법 콘텐츠에 노출되지 않을 자유, 가고 싶은 곳에 갈 자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자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자유, 에로틱한 사랑을 할 자유, 일할 자유, 쉴 자유, 치료하거나 하지 않을 자유, 그 모든 것을 선택하는 기준과 한계를 자신의 합리성에 근거하여 정할 자유에 대해서 마구 떠들고 싶다.” _「지 쪼대로 아플 자유」 중에서
Contents
추천의 글
들어가며
─시한폭탄이라 말하는 일상에 대하여

1부 지 쪼대로 아플 자유

환자 역할의 고단함
─역정 내지 말고 들어줘
너 그래도 돼?
─절대안정이라는 신화
고통의 쓸모
─기록의 의미를 믿으며, 의심하며
죽음을 이야기하는 법
─대화를 시작해야 준비를 할 텐데
불결하고 불경한 몸
─아픈 사람은 어떻게 섹스를 해야 할까
지 쪼대로 아플 자유
─병자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상상

2부 암 치유 문화 표류기

무균실의 입구컷
─쓸모없고 소중한 물건의 목록
음식의 효능
─알토란적 항암식단에 대한 소고
엄마를 닦달하는 엄마들
─닭발곰탕이라는 정성을 수호하는 자
은유로서의 열
─체온이 1도 올라가면 병원에 갑시다
우연과 선의
─조혈모세포 공여자께 드리는 생존신고
나도 몰랐던 내 안의 슈퍼파워?
─면역력이라는 환상

3부 돌봄의 조건

나의 할줌마들
─언니들과의 적당한 동침
질병 이야기도 모험기가 될 수 있을까
─무릅쓰고 견디며 지켜보는 일
간호, 그 모호하며 전문적인 중노동
─병원이라는 계급사회에서
이웃들을 초대합니다
─돌보는 몸과 마음과 시간에 대하여
밥벌이라는 큰 문제
─병원비 감면은 너무나 감사하지만
쓰레기를 만들며 살아간다
─내 몸만 생각하면 정말 건강해지나

4부 문을 닫으며, 문을 열며

속죄하는 병자
─징벌로서의 질병
문을 닫으며, 문을 열며
─낙태죄 헌법불합치 3년 차의 기록
다 끝난 일이라면 좋겠지만
─생존의 무게
나는 키메라
─그만 듣고 싶은 백신 원인론
예쁜 병
─건강왕국 잔류자를 위한 출발! 드라마 여행
광장 생활자
─노는 땅의 쓸모

나가며
─발끝을 좀 더 믿으며, 다시 모험
Author
김도미
함백산 아래에서 자라 이제는 북한산 아래에 살고 있는 암 경험자. 상경 후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는 바람에 사적인 불만에 공적인 이름을 붙이는 법을 배우고 말았다. 가부장제, 여성혐오, 자본, 계급, 정상성 같은 딱딱한 말에서 출발해 나의 혼란을 설명하는 말을 찾아갔다. 학생운동을 하는 친구들이 많았지만, 그들과 함께하는 대신 근처를 기웃거렸다. 활동가의 일이란 내 깜냥에 가당치 않은 일이라 생각했다.

전공과는 다소 무관한 일을 잠시 하다 퇴사하고, 신규 핵발전소 건설 후보지 중 한 곳이었던 지역에 머무르며 반대 운동을 하던 주민들에게 필요한 실무를 조력했다. 이를 계기로 활동가로 살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비로소 하게 됐다. 평소 관심 있었던 여성인권단체의 성폭력상담소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비슷한 성격의 민간위탁기관에서 일하기도 했다.

활동을 계속할지, 공부를 시작할지 고민하며 몇 달간 휴식기를 보내던 중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진단 3일째가 되던 2022년 6월 6일 입원 치료를 시작했다. 사회학을 접하고, 반성폭력 활동을 했던 이력이 암환자를 향한 통제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는 데에 도움을 주었다. 친구들의 돌봄을 받으며 살아가는 동안, 나의 이야기가 소위 ‘암 투병기’라고 부르는 글들에 대한 대항담론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썼다. 2022년 12월 30일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았다. 아픈 몸이 된 이후로 먹고사는 문제의 무거움을 더욱 절감하고 있다.
함백산 아래에서 자라 이제는 북한산 아래에 살고 있는 암 경험자. 상경 후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는 바람에 사적인 불만에 공적인 이름을 붙이는 법을 배우고 말았다. 가부장제, 여성혐오, 자본, 계급, 정상성 같은 딱딱한 말에서 출발해 나의 혼란을 설명하는 말을 찾아갔다. 학생운동을 하는 친구들이 많았지만, 그들과 함께하는 대신 근처를 기웃거렸다. 활동가의 일이란 내 깜냥에 가당치 않은 일이라 생각했다.

전공과는 다소 무관한 일을 잠시 하다 퇴사하고, 신규 핵발전소 건설 후보지 중 한 곳이었던 지역에 머무르며 반대 운동을 하던 주민들에게 필요한 실무를 조력했다. 이를 계기로 활동가로 살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비로소 하게 됐다. 평소 관심 있었던 여성인권단체의 성폭력상담소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비슷한 성격의 민간위탁기관에서 일하기도 했다.

활동을 계속할지, 공부를 시작할지 고민하며 몇 달간 휴식기를 보내던 중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진단 3일째가 되던 2022년 6월 6일 입원 치료를 시작했다. 사회학을 접하고, 반성폭력 활동을 했던 이력이 암환자를 향한 통제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는 데에 도움을 주었다. 친구들의 돌봄을 받으며 살아가는 동안, 나의 이야기가 소위 ‘암 투병기’라고 부르는 글들에 대한 대항담론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썼다. 2022년 12월 30일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았다. 아픈 몸이 된 이후로 먹고사는 문제의 무거움을 더욱 절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