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상처가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코로나19 팬데믹, 재난이 차별을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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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3/07/07
Pages/Weight/Size 145*210*30mm
ISBN 9788962624991
Categories 사회 정치 > 사회비평/비판
Description
『아픔이 길이 되려면』김승섭 교수 기획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한국 사회에 던지는 질문!
K-방역의 그늘에서 재난의 비용을 치러야 했던 것은 누구였던가?
여섯 연구자가 기록한 팬데믹 속 차별의 시간

전 세계 최저 수준의 사망률, 시민의 참여가 만든 K-방역
그러나 그 울타리 안에 들어갈 수 없었던 사람들


2023년 5월 5일,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2019년 12월 31일, 원인불명의 폐렴이 발발한 지는 3년 반, WHO가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을 선포한 2020년 1월 30일로부터는 약 3년 4개월 만의 일이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는 고통과 슬픔, 비극의 시간이 이어졌다. 그 와중에 한국은 빠른 초기대응과 확진자에 대한 의료적?사회적 지원을 통해 ‘성공적인’ 방역을 이루어낸 것으로 호평받았다. 세계가 주목한 ‘K-방역’이다. 실제로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에서 팬데믹에 큰 영향을 받은 국가 20개국을 선정하여 비교연구를 한 결과, 한국은 코로나19 사망률(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과 치명률(확진자 100명당 사망자 수), 어느 쪽에 있어서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가장 사망률과 치명률이 높은 페루는 물론이고 미국, 프랑스, 캐나다 등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낮은 수치다.

누구도 이 성과를 폄하할 수는 없다. 한국은 3년이 넘는 기간 내내 적극적이고 빠른 대응을 통해 희생자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수많은 불확실성과 제한된 자원 속에서 정부와 의료진, 시민들이 한데 동참함으로써 가능했던 성과다. 그렇다면 이제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된 지금, 우리는 지난 성공을 자축하는 것으로 이 재난을 마감해버리면 되는 것일까? 『아픔이 길이 되려면』, 『우리 몸이 세계라면』 등 개인적인 저술 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병과 사회의 관계, 사회적 배경이 개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천착해 왔던 김승섭 교수(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는 질문한다. 그리고 이야기한다. 지난 3년의 시간을 ‘성공적인 방역’이라고만 기억하는 일은 “위험하다”라고.

"코로나19 팬데믹이 지나간 자리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언어는 무엇일까. 지난 3년의 시간을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에 집중하여 ‘성공적인 방역’이라고만 기억하는 일은 위험하다. 그러한 방식의 기억은 지난 3년 동안 각자의 사회적 자리에서 팬데믹을 차별적으로 경험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들고, 밑에서부터 차오르는 위험을 가장 먼저 자신의 몸으로 감당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지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의 경험으로부터 한국 사회가 배우고 변화해야 하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일이기도 하다."

김승섭 교수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에서 각자 다른 취약계층을 연구하는 다섯 명의 연구자들을 모았다. 여성, 아동, 장애인, 비정규직, 이주민이다. 이들은 재난이 덮쳐오기 전에도 이미 한국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처해 있던 이들이다. 그러나 기존에 이들이 겪고 있던 불평등과 차별의 구조가 재난을 만나는 순간, 그 상호작용은 어떻게 일어났을까? 울리히 벡은 『위험사회』에서 “부는 상층에 집중되고, 위험은 하층에 집중된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부터 많은 사람이 “바이러스는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다”라고 말해왔으나, 그 말은 절반만 맞았다. 바이러스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지만, 우리는 진공의 실험실 속에서 바이러스와 접하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마주했던 팬데믹의 모습은 정말 모두 같았을까? 김승섭 교수를 위시한 여섯 연구자가 이 책을 통해서 묻고, 다시 답한다.
Contents
들어가며
: 우리의 상처는 미래를 바꾸고 있는가

1장 감염보다 추방이 두려운 사람들
: 코로나19와 이주민

2장 스스로 살아남아야만 했다
: 코로나19와 장애인

3장 밀려난 사람들, 떠넘겨진 위험
: 코로나19와 노동

4장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박탈당한 시간
: 코로나19와 아동

5장 돌봄의 최전선에 선 사람들
: 코로나19와 여성

나가며
: 코로나19와 기억의 경쟁

Author
김승섭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지워싱턴대학교 보건대학원과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에서 일했고, 2022년부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부교수로 재임 중이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고려대학교 최우수 강의상인 석탑강의상을, 2018년에는 최우수 연구상인 석탑연구상을 수상했다.

의학과 역학을 이용해, 차별 경험과 고용불안 같은 사회적 요인이 비정규직 노동자나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어떻게 해치는지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천안소년교도소에서 공중보건의사로 일한 이후, 재소자 인권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구금시설 건강권 실태조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2014년 ‘인턴·레지던트 근무환경 연구’, 2015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건강 연구’, 국가인권위원회의 ‘소방공무원의 인권상황 실태조사’, 2016년 ‘한국 성인 동성애자·양성애자 건강 연구’, 세월호 특조위의 ‘단원고 학생 생존자 및 가족 대상 실태조사 연구’, 2017년 ‘한국 트랜스젠더 건강 연구’, 2018년 ‘천안함 생존자건강 연구’, ‘백화점·면세점 화장품 판매직 노동자 근무환경 및 건강 연구’, 2021년 ‘소방공무원의 COVID19 관련 근무환경과 건강’ 연구를 진행했다. 삼성 반도체 직업병 소송, 동성결혼 소송, 트랜스젠더 성별 정정 소송, 군형법 위헌 소송, 성폭력 생존자 PTSD 소송에서 법정 증언을 하거나 전문가 소견서를 제출하며 참여한 바 있다. 현재 지체장애인, 발달장애인, 발달장애인 가족의 삶과 건강에 대한 장기 추적 관찰 연구와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취약계층 노동자의 건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환자를 치료하는 것만큼 사람들이 아프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 자기 삶에 긍지를 갖지 못한다면 그것은 사회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지은 책으로 『아픔이 길이 되려면』, 『우리 몸이 세계라면』,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 『오롯한 당신』(공저)이 있고 『장애의 역사』를 번역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지워싱턴대학교 보건대학원과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에서 일했고, 2022년부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부교수로 재임 중이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고려대학교 최우수 강의상인 석탑강의상을, 2018년에는 최우수 연구상인 석탑연구상을 수상했다.

의학과 역학을 이용해, 차별 경험과 고용불안 같은 사회적 요인이 비정규직 노동자나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어떻게 해치는지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천안소년교도소에서 공중보건의사로 일한 이후, 재소자 인권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구금시설 건강권 실태조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2014년 ‘인턴·레지던트 근무환경 연구’, 2015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건강 연구’, 국가인권위원회의 ‘소방공무원의 인권상황 실태조사’, 2016년 ‘한국 성인 동성애자·양성애자 건강 연구’, 세월호 특조위의 ‘단원고 학생 생존자 및 가족 대상 실태조사 연구’, 2017년 ‘한국 트랜스젠더 건강 연구’, 2018년 ‘천안함 생존자건강 연구’, ‘백화점·면세점 화장품 판매직 노동자 근무환경 및 건강 연구’, 2021년 ‘소방공무원의 COVID19 관련 근무환경과 건강’ 연구를 진행했다. 삼성 반도체 직업병 소송, 동성결혼 소송, 트랜스젠더 성별 정정 소송, 군형법 위헌 소송, 성폭력 생존자 PTSD 소송에서 법정 증언을 하거나 전문가 소견서를 제출하며 참여한 바 있다. 현재 지체장애인, 발달장애인, 발달장애인 가족의 삶과 건강에 대한 장기 추적 관찰 연구와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취약계층 노동자의 건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환자를 치료하는 것만큼 사람들이 아프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 자기 삶에 긍지를 갖지 못한다면 그것은 사회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지은 책으로 『아픔이 길이 되려면』, 『우리 몸이 세계라면』,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 『오롯한 당신』(공저)이 있고 『장애의 역사』를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