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황수영이 수년 간의 연구성과를 모아 펴낸 역작. 저자는 베르그손과 프랑스 철학에 관해 여러 권의 책을 썼으며 앙리 베르그손의 『창조적 진화』의 옮긴이이기도 하다. 이 책은 베르그손, 깡길렘, 시몽동, 들뢰즈라는 네 명의 철학자들을 생명과 생성이라는 키워드로 엮는 독창적인 관점을 보여 준다.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보편적인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1부에서는 생명철학의 측면에서 베르그손의 진화론을 현대의 진화 이론들, 특히 신다윈주의 및 고생물학자 굴드의 이론과 비교하면서 베르그손의 진화 이해에서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통찰이 무엇인가를 찾아낸다. 또한 생성철학의 측면에서는 베르그손의 『창조적 진화』의 3장에서 전개되는 형이상학적 난문들을 검토하면서 베르그손철학 내부의 모순들, 그간 해결되지 않고 숱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문제들의 원인을 찾아낸다. 이 책의 2부와 3부는 베르그손 철학의 두 면모인 생명철학과 생성철학이 이후 어떻게 분기하여 후대의 철학자들에게 계승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베르그손의 생명철학은 프랑스 생기론자이며 근대생리학의 창시자인 비샤에 대한 연구로 보완되고, 비샤와 베르그손을 동시에 참조하는 깡길렘의 철학으로 이어진다. 이를 통해 깡길렘은 생기론적 의철학이라는 독자적인 분야를 개척한다.
다른 한편 시몽동은 크리스탈의 형성과정을 연구하면서, 물체의 독자성을 부정한 베르그손을 보완하여 개체화과정이 물질과 생명에서 공히 존재하는 생성의 단위라는 것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시몽동의 개체화이론과 베르그손의 지속의 철학을 결합하는 들뢰즈는 차이 개념을 토대로 하여 생성철학의 보다 구체적인 문법을 만드는 데 돌입한다.
Contents
약어표 8
들어가며 10
1부 베르그손, 『창조적 진화』의 생명철학 17
1장 생성철학과 진화론의 만남 ― 베르그손의 진화론 해석의 현재성에 관하여 20
문제의 제기, 진화론의 두 가지 논리 24
우발성과 시간 그리고 진화 29
변이와 유전에서 우발성의 역할 ― 유전학과 베르그손 40
진화의 계통들과 우발성 ― 굴드와 베르그손 52
2장 『창조적 진화』에 나타난 몇 가지 근본적 모순들을 이해하기 ― 지성과 직관, 생명과 물질, 의식과 초의식 63
직관과 지성은 화해할 수 있는가? ― 지속의 체험과 과학적 인식의 위상 변화 64
생명과 물질, 위계인가, 평등인가 ― 부정성이라는 수수께끼 75
의식 일반과 생명, 물질의 관계 ― 생성의 관점에서 88
나가는 말 ― 새로운 질서의 창조를 향하여 102
2부 비샤, 깡길렘의 생기론과 베르그손 105
1장 프랑스 생기론과 자비에르 비샤의 의학사상 108
사상사적 배경 112
비샤 의학사상의 주요 특징 122
비샤의 유산 141
2장 깡길렘의 의철학에서 개체성과 내재적 규범의 문제 145
들어가는 말 ― 왜 오늘날 생기론인가? 145
과학주의적 질병관 비판 150
생명의 규범성과 개체성 157
개체적 규범성의 관점에서 본 질병과 건강 167
깡길렘과 프랑스 생명철학의 전통 174
3부 베르그손에서 시몽동, 들뢰즈로 ― 생성철학의 급진화 222
1장 시몽동, 생성의 단위로서의 개체화를 사유하다 225
시몽동과 개체화의 문제 225
개체화의 모형 연구 232
개체화의 일반적 특징들 241
물리적 개체화에서 생명적 개체화로 251
시몽동과 베르그손, 간략한 비교 259
2장 베르그손과 시몽동, 유와 개체를 보는 두 시각 263
베르그손의 관점에서 개체성과 유사성 그리고 동일성 265
시몽동에게서 개체화와 문턱 그리고 정보의 개념 277
분화와 동일화, 생성에 대한 두 상이한 견해들 291
나가는 말 ― 베르그손과 시몽동의 과학적 배경 304
3장 들뢰즈의 베르그손주의와 차이철학의 기획 309
들뢰즈의 베르그손주의 ― 개념의 퍼즐맞추기 309
‘잠재태의 현실화’ 도식에서 나눔과 분화 314
현실화의 계기와 강도 개념 327
나가는 말 ― 베르그손과 들뢰즈 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