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스 총서 31권. 우리 주변의 소리 중에는 악음(도, 레, 미 등)보다 소음이 훨씬 더 많고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데 근대 작곡가들은 어째서 소음을 음악의 재료로 여기지 않았을까? 멋진 풍경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는 경우는 허다하다. 왜 지리산의 시냇물 소리는 녹음하여 블로그에 올리지 않을까? 우리의 음악청취 경험은 언제부터, 무슨 이유로 고전음악과 대중음악으로 한정되었을까? 음악의 가능성은 거기까지일까?
이 책은 근대 서양음악의 역사와 이론을 ‘음색’과 ‘소음’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비판적으로 조망한다. 근대 이후 서양음악의 대부분은 음의 높낮이를 갖는 음악적 음을 가장 중요한 재료로 삼아, 음을 다루는 정형화된 방법들에 기초하여 만들어졌다. 20세기 초반에 음고가 아닌 음색, 소음 등이 여러 작곡가들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구체음악, 조직음악, 전자음악, 스펙트럼음악 등은 음색을 부차적이고 장식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그것을 조직화·구조화하려는 20세기의 시도이다. 이 책은 이와 같은 내용을 인문학적·과학기술적 관점과 통합시킴으로써 음악의 영역을 확장하고 음악에 대한 사유를 우리 삶, 또 생명 자체에 대한 통찰과 연결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Contents
머리말
1장 음색과 소음, 서출들의 반란?
1. 음색과 소음
2. 서양음악사, 소음의 수용 과정
3. 과거 음악에서의 소음
4. 미래주의자들과 소음 음악
5. 존 케이지의 환경적 소음
6. 피에르 쉐페르의 소리객체로서의 소음
7. 전자음악의 합성적 소리음색
2장 1970년대 이전까지의 20세기 기악음악과 음색·소음
1. 음고 체계와 풍요롭지만 과도하게 발달된 음고 처리 방법들
2. 왜 음색인가?
3. 음악의 재료의 역사성
4. 음고와 음색, 그 차이와 연속성
5. 음악적 재료 체계 내부의 여러 차원들의 통합화 과정
6. 쇤베르크의 음색
7. 리게티의 음색
8. 쎌시의 음색
3장 1970년대 이후의 스펙트럼음악과 음색·소음
1. 스펙트럼에 대한 관심?:?스펙트럼음악의 전사
2. 소리의 분석과 기악적 재합성
3. 스펙트럼음악의 음악사적 배경
4. 작곡가 제라르 그리제이
5. 트리스탄 뮤라이의 초기 작품들, 음악적 생각
6. 위그 뒤프르의 스펙트럼음악론
7. 음렬음악과 스펙트럼음악의 쟁점들
4장 구체음악과 전자음악, 현대 성악음악에서의 음색과 소음
1. 전자음악과 음색·소음
2. 구체음악과 음색·소음
3. 현대 성악음악과 음색·소음
5장 구체음악과 전자음악의 기술들
1. 마이크로폰과 소리 포착
2. 스피커와 증폭
3. 자기 테이프 및 릴 테이프에 대한 조작과 디지털화
4. 소리객체의 내면적 처리
5. 디지털 샘플링, 소리객체의 디지털 포착
6장 구체음악의 의미, 은유, 소리객체
1. 소리객체의 다중적 의미
2. 구체음악의 의미로서의 은유
3. 소리 환경과 함께하는 작곡
4. 기악적 구체음악과 소리객체
7장 음악적 지각과 개념에 대한 매혹적 반란의 주역, 음색·소음의 구조화를 향하여
1. 되돌릴 수 없는 세계
2. 음색의 소극적 구조화
3. 음색의 위계?
4. 음색과 소음, 더 유연하고 다양한 음악세계로의 초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