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안부를 물을 때 이렇게 말해요. “밥은 먹고 다니냐?” 근심 걱정이 있을 땐 이렇게 한탄하지요. “밥이 안 넘어간다, 밥이!” 아니꼬울 땐 ‘밥맛’이라 흉보고, 일을 맡길 땐 ‘밥값’ 하라며 너스레를 떨어요. 어디 그뿐인가요? 집안 형편을 밥을 떠먹는 숟가락에 비유해 금수저, 흙수저라 표현하기도 해요. 한국인에게 밥이란 끼니 그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밥으로 안녕을 묻고, 정을 나누고, 몫을 다하지요. 우리는 어쩌다 이토록 밥에 죽고 밥에 살게 되었을까요?
김치가 원래는 빨간색이 아니었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새하얀 쌀밥을 흔히 먹을 수 있게 된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반면, 아삭한 무와 고소한 콩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부터 밥상에 올라 지지고 볶이며 사람들을 먹여 살렸지요. 단군왕검이 한반도에 터를 잡고 수많은 나라가 세워지고 스러지는 동안, 밥상도 함께 변화를 겪어 왔어요. 반찬 하나하나부터 숟가락 젓가락까지 허투루 올라온 것이 전혀 없답니다. 밥상에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가 깃들어 있어요. 달고, 짜고, 뜨겁고, 시원했던 삶이 고스란히 담긴 셈이지요.
밥상의 변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요. 간편한 패스트푸드와 다양한 국적의 음식들이 밀려드는가 하면, ‘그래도 한국인은 밥심’이라며 밥과 국과 김치가 터줏대감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선택지가 늘어난 만큼 사람들은 슬기로운 한 끼를 위해 더더욱 고민하게 되었지요. 오늘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지 모르겠다고요? 매일 먹는 밥과 반찬이 따분하다고요? 〈밥상의 역사〉를 읽고 나면 우리의 밥상이 새롭게 보일 거예요. 맛깔나게 차려진 밥상 이야기, 함께 살펴보아요.
Contents
1장 줍고 따고 잡아서 차린 태초의 밥상
나무에선 도토리가 떨어지고 물에선 조개가 난다네 10
곡식을 기르자 먹고 남는 식량이! 12
쑥과 마늘을 먹어야 사람이 된다고? 15
비둘기가 가져다준 보리 씨앗 18
메주콩 길러 장 담그고, 콩 국물 내려 두부 만들고 20
부록: 세상을 얻을 자, 떡이 일러 주리라 24
2장 한식의 기틀을 잡다
쇠와 소, 농사에 새바람을 일으키다 28
밥 따로 국 따로 반찬 따로 31
특별한 한 쌍, 숟가락과 젓가락 33
새콤한 김치에 짭조름한 젓갈 36
산, 들, 바다에서 골고루 모은 먹거리 38
부록: 왕이 된 소금 장수, 을불 44
3장 푸릇푸릇 채소와 나물의 전성시대
새 시대의 밥상, 무엇으로 채울까? 48
소박하고도 풍성한 채식 밥상 50
국제도시 개경의 만두 맛집, 쌍화점 53
설렁탕과 불고기, 순대의 뿌리 57
향긋한 차 한잔에 달콤한 유밀과 한입 60
부록: 전라도 제사상에는 홍어, 경상도 제사상에는 돔배기 64
4장 오늘로 이어진 다채로운 조선 밥상
농사는 나라의 근본이니 임금이 모범을 보이리라 68
철 따라 차려 먹는 세시 밥상 70
임금님은 그 많은 음식을 어떻게 다 먹었을까? 74
배고픔을 덜어 준 고구마와 감자 77
고추,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다 79
부록: 바쁜 장터 국밥, 개성 넘치는 팔도 국밥 82
5장 수난의 시대, 가난한 밥상
외국 음식이 쏟아져 들어오다 86
조선인은 먹을 수 없던 조선 쌀 88
간장 공장 공장장, 된장 공장 공장장 90
카레라이스와 돈가스의 고향은 여러 나라 92
소고기 대신 멸치로 육수를 내라고? 96
부록: 명란젓, 일본에 가다 98
6장 풍족해진 밥상, 산업화와 세계화를 거치다
잡곡밥과 밀가루 음식 많이 먹기 운동 102
마침내 쌀이 모자라지 않은 시대가! 104
라면과 소시지, 공장에서 밥상으로 106
삼겹살과 소갈비, 치킨의 시대 109
패스트푸드의 새로운 유혹 112
양보다 질, 요즘 밥상 114
부록: 작아지는 밥그릇, 밥상의 미래는? 118
Author
금현진,이새미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월간 [우리교육]에서 기자로 일하였고, 엄마가 된 후 어린이 책 작가가 되었습니다. 이 책을 쓰기 시작하면서 어떻게 하면 역사를 어려워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를 올바르고 재미있게 알려 줄 수 있을까 계속 고민했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 책과 논문들을 읽고, 우리 역사를 생생하게 담아내기 위해 역사의 현장을 직접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역사 공부에 첫발을 내딛는 어린이도 혼자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월간 [우리교육]에서 기자로 일하였고, 엄마가 된 후 어린이 책 작가가 되었습니다. 이 책을 쓰기 시작하면서 어떻게 하면 역사를 어려워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를 올바르고 재미있게 알려 줄 수 있을까 계속 고민했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 책과 논문들을 읽고, 우리 역사를 생생하게 담아내기 위해 역사의 현장을 직접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역사 공부에 첫발을 내딛는 어린이도 혼자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