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뱅크시를 처음 만나는 방식은 다양하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미 뱅크시를 만났을 것이다. 웹에 떠 있는 뱅크시의 작품 이미지는 무수히 많다. 뉴스에도 자주 등장한다. 2018년 10월 5일, 영국 런던 소더비경매장에서의 작품 파쇄 퍼포먼스는 세상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바로 그날 뱅크시의 작품 〈풍선과 소녀〉가 104만파운드(약 19억원, 2025.1.3. 환율 기준)에 낙찰되는 순간 아래로 흘러내리면서 저절로 파쇄되는 광경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이 그림은 여러 갈래로 찢어지다가 중간에 멈추었는데, 이튿날 뱅크시는 파쇄기를 미리 설치한 것이 본인 소행임을 알리는 동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뱅크시는 애초에 그림을 완전히 파쇄하려 계획했다고 밝혔지만, 파쇄기가 적당한 위치에서 멈추며 반쯤 찢어진 그림은 뜻밖의 새로운 작품이 되었다. 소더비 유럽 현대미술 책임자인 알렉스 브랜식은 이 퍼포먼스를 ‘현대 미술 시장의 거래 관행을 조롱하고 예술의 파괴와 자율의 속성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고 해석하며 “우리는 뱅크시당했다(Banksy-ed)”는 말을 덧붙였다.
그림책으로 처음 만나는 뜨거운 예술가 뱅크시
-『뱅크시, 아무 데나 낙서해도 돼?』
이처럼 가장 뜨거운 이슈를 수시로 몰고 오는 현재 진행형 예술가 뱅크시의 삶과 작품 세계가 한 권의 그림책에 담겼다. 보물창고 〈I LOVE 아티스트〉 컬렉션의 세 번째 책으로 출간된 『뱅크시, 아무 데나 낙서해도 돼?』는 최초의 뱅크시 평전 그림책으로 이탈리아 작가 파우스토 질베르티가 사랑하는 두 자녀에게 현대 예술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 주려고 만든 책이다.
이 그림책은 뱅크시를 화자로 내세우고 비밀스런 캐릭터로 등장시켜 그의 삶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으며, 뱅크시의 대표작 이미지들을 충실히 인용하고 변주하여 작품 세계를 선명하고도 충실하게 전달한다. 채색을 배제하고 간결하게 먹으로만 그린 일러스트(딱 두 번, 극히 일부분에 강렬하게 붉은색이 칠해졌다)는 뱅크시라는 비밀스러운 존재와 그의 독특한 작품 세계에 집중하게 하며 그림책의 세련미를 한층 더한다. 아이들뿐 아니라, 뱅크시를 가장 빨리 잘 알고 싶은 어른들에게도 크게 환영받을 만한 그림책이다.
Author
파우스토 질베르티,신형건
이탈리아의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어린이책 작가로 10여 권의 책을 펴냈다. 젊은 현대 예술가들에게 주는 '아카치아상'과 '카이로상'을 수상했으며, 전 세계에서 100회 이상 전시회를 열었다. 사랑하는 두 자녀에게 현대 예술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 주려고 『뱅크시, 아무 데나 낙서해도 돼?』를 비롯하여 『쿠사마 야요이, 왜 호박을 자꾸 만드는 거야?』 『마르셀 뒤샹, 변기를 전시회에 출품했다고?』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엮어 나가고 있다. 그는 이탈리아 브레시아에 살며 일하는데, 한때 살라미 소시지를 만드는 데 사용했던 테이블에서 밤낮없이 그림을 그린다.
이탈리아의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어린이책 작가로 10여 권의 책을 펴냈다. 젊은 현대 예술가들에게 주는 '아카치아상'과 '카이로상'을 수상했으며, 전 세계에서 100회 이상 전시회를 열었다. 사랑하는 두 자녀에게 현대 예술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 주려고 『뱅크시, 아무 데나 낙서해도 돼?』를 비롯하여 『쿠사마 야요이, 왜 호박을 자꾸 만드는 거야?』 『마르셀 뒤샹, 변기를 전시회에 출품했다고?』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엮어 나가고 있다. 그는 이탈리아 브레시아에 살며 일하는데, 한때 살라미 소시지를 만드는 데 사용했던 테이블에서 밤낮없이 그림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