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이 오래 머무는 동안, 이야기는 시작되고 마침내 완성된다
길 잃은 개들의 이야기, 우리들의 이야기
어느 날 문득 우리 시야에 개 한 마리가 들어옵니다. 우리 눈길은 어떤 애달픔과 착잡함에 잠겨 그 개들에게 한동안 머뭅니다. ‘길 잃은’ 혹은 ‘주인 없는’이라는 수식어를 쓰기엔 왠지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외로운’이나 ‘떠도는’이라는 말이 적절하지 않을까요. 언제부턴가 세태를 반영하듯 ‘유기견(遺棄犬)’이라는 합성어가 흔히 쓰이는데, 찬찬히 뜯어보면 ‘내다 버린 개’라는 뜻입니다. 앞서 나열한 말들을 한꺼번에 삼켜 버릴 만큼 거칠고 확고한 말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무얼 숨기려 그리도 에둘러 말해 왔던 것일까요?
제프 뉴먼과 래리 데이가 함께 만든 그림책 『찾습니다』(보물창고, 2020)는 우리가 흔히 마주치는 그 개들에 대한 이야기들 중 하나입니다. 다만 이야기를 글로 묘사하지 않고 오직 그림으로만 표현하고 있는 ‘글자 없는 그림책’입니다. 글이 없으므로 독자들은 오직 그림에 몰입해서 사건의 정황을 파악해 내고 독자들 자신이 체험한 일들과 연결하여 스스로 이야기를 재구성하게 됩니다. 어딘가 눈길이 오래 머무는 동안 이야기는 시작되고 또 어느새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독자들은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고, 잃고 얻고, 돌려주고 다시 찾는, 그 모든 일들을 함께 겪게 됩니다. 이 그림책은 잃어버린 개 혹은 유기견에 대한 이야기지만, 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숱한 만남과 관계, 이별과 상실과 재회, 그리고 그 모두를 아우르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Author
제프 뉴먼,래리 데이
미국 매사추세츠주 애슐랜드에서 자랐으며 보스턴 예술연구소에 다녔다. 『히포! 아니, 코뿔소』, 『욕심쟁이 벌레』, 『핸드북』, 『찾습니다』 등 많은 그림책을 펴냈다. 그중 최신작 『찾습니다』는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퍼블리셔스 위클리], [커커스], [혼북] 등 주요 저널에서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애슐랜드에서 자랐으며 보스턴 예술연구소에 다녔다. 『히포! 아니, 코뿔소』, 『욕심쟁이 벌레』, 『핸드북』, 『찾습니다』 등 많은 그림책을 펴냈다. 그중 최신작 『찾습니다』는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퍼블리셔스 위클리], [커커스], [혼북] 등 주요 저널에서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