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제멋대로 행동”해 걱정이라는 부모가 부쩍 늘었다. 아이들 인성 문제를 다룬 TV 프로그램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의 인기가 이런 세태를 반영해 주는 좋은 예이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는 아이의 심리나 행동뿐만 아니라, 부모의 심리와 행동도 아이와 같은 비중으로 다룬다. 즉 가족 전체가 바뀌어야 아이도 변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이 문제가 곧 부모 자신의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 ‘아이의 인간관계 전체’를 살펴보지 않고, 윽박지름이나 체벌로 아이의 행동을 교정하려는 노력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할 때가 많다.
잘 알려진 대로, 아이가 정서적으로 공감하지 못하는 부모의 체벌은 문제를 잠시 덮어둘 뿐이고, 부모가 없는 곳에서 반드시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성공적인 자녀 인성교육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 자신도 돌아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될 수 있다.
유쾌하며 역설적인 그림책『친구를 모두 잃어버리는 방법』은 이런 의미에서 꽤나 독특한 책이다. 정반대의 시각으로 인성 문제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 낸시 칼슨은 훈계조가 아닌, 다정하고 익살스런 엄마의 목소리를 빌어 기발하고 역설적인 방법으로 이기적인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심각하며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는 인성교육을 넘어서는 ‘재미’와, 야단치지 않고 스스로 깨닫게 하는 자연스러움, 부모와 아이 모두가 재미있게 읽고 결국 깨달음까지 얻게 되는 교육법 아닌 교육법을 제공해 주는 데 이 그림책의 저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