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징병제를 페미니즘과 공화주의적 시민의식의 관점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여성 징병제를 도입해야 하는 타당성을 검토하면서, 여성들이 그동안 얼마나 차별과 혐오의 대상으로서 힘들게 살아왔는지 살펴본다. 여성은 사회적 약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징병제를 통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시민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은 상징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일임을 강조한다. 우리나라에 만연해 있는 가부장제와 여성 혐오를 탈피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돌파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약자라는 이유로 계속 보호받는 입장에 서 있기만을 바라면 결국 스스로 차별 받기를 요구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여성 징병제가 실현되지 않는 이상 휴전중인 분단국가인 한국의 페미니즘은 절대 군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남성들의 역차별 논란, 피해의식과 여성 혐오는 ‘남성만의 징병’이라는 하나의 연결고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여성들은 남성과 함께 징병됨으로서 ‘모든 국민은 국방의 의무를 지닌다’는 헌법을 충족시키며 완전한 성원권을 얻고, 더 나아가 성 차별로부터 궁극적으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Contents
프롤로그 : 여자들아, 군대 가자/7
제1장: 갑자기 무슨 군대 타령?
나는 군대에 다녀왔다/16
내가 군대에 갔다가, 다시 나온 이유/18
군대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21
우리가 군대에 예민한 이유/31
제2장: 군대에 가기 싫은 남자, 가지 못하는 여자
여자는 군대에 가기엔 너무 약하다?/42
여자는 강하다. 그러나 여자는 여전히 공격의 대상이다/48
그러니까 여자는 더 잘해야 한다/59
남자만 군대에 가는 것은 역차별인가?/66
국민의 의무와 권리 사이에서/75
징병제 폐지?/90
여군 때문에 발생하는 불편함과 비용, 신체적 차이/95
제3장: 이럴 때 꼭 나오는 남의 나라 얘기
남의 나라 이야기/104
이스라엘 군대의 여성들/107
북유럽 군대는 우리와 어떻게 다른가/110
한국 여군으로서의 경험담/116
제4장: 여자가 군대에 가야 하는 진짜 이유 세 가지
싸우는 법을 알아야, 지지 않는다/130
우리는 연대하고 단결하고 투쟁해야 한다/145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이다/158
제5장: 우리가 가고 싶은 군대,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
남자들이 군대 가기 싫은 진짜 이유/162
이제 우리는 군대를 재정의해야 한다/167
여자와 남자가 진짜 평등한 세상이 온다면?/179
군대만 갔다 오면 남자랑 똑같이 대해주는 거죠?/190
뿌리 깊은 가부장제로부터의 탈피를 꿈꾸며/196
에필로그 : 더 이상 ‘약자’로 살고 싶지 않다/205
Author
주하림
198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시립대에서 행정학을 공부했으며 2010년 졸업 후 바로 공군 학사장교로 입대했다. 4개월 훈련 끝에 소위로 임관, 공군작전사령부에서 인사행정 장교로 만 3년 의무복무 후 2013년에 제대했다. 포스코에 입사하여 현재 교육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사회 정의가 어쩌고저쩌고 하며 학보사 편집국장을 맡았고, 졸업 후에는 나만의 특별한 삶을 살아보겠다고 군대까지 갔으나, 오히려 그곳에서 ‘여성으로 사는 것’의 한계를 마주했다. 나만 보면 여군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토하듯 쏟아내는 사람이 많았다. 다른 건 다 괜찮았는데, “여자는 왜 징병 대상이 아니냐?”는 질문에 명쾌하게 답을 하지 못했던 경험이 오랫동안 맴돌았다. 나도 궁금했다.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고,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성격 덕분에 온갖 책을 뒤져봤지만 누구도 만족할 만한 답을 주지 못했다. 가만 생각해보니, 누구보다도 그 입장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나, 인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썼다. 남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세상과 타협하게 된다는데,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이십대보다 더 열정적인 삼십대를 보내고 있다.
198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시립대에서 행정학을 공부했으며 2010년 졸업 후 바로 공군 학사장교로 입대했다. 4개월 훈련 끝에 소위로 임관, 공군작전사령부에서 인사행정 장교로 만 3년 의무복무 후 2013년에 제대했다. 포스코에 입사하여 현재 교육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사회 정의가 어쩌고저쩌고 하며 학보사 편집국장을 맡았고, 졸업 후에는 나만의 특별한 삶을 살아보겠다고 군대까지 갔으나, 오히려 그곳에서 ‘여성으로 사는 것’의 한계를 마주했다. 나만 보면 여군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토하듯 쏟아내는 사람이 많았다. 다른 건 다 괜찮았는데, “여자는 왜 징병 대상이 아니냐?”는 질문에 명쾌하게 답을 하지 못했던 경험이 오랫동안 맴돌았다. 나도 궁금했다.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고,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성격 덕분에 온갖 책을 뒤져봤지만 누구도 만족할 만한 답을 주지 못했다. 가만 생각해보니, 누구보다도 그 입장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나, 인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썼다. 남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세상과 타협하게 된다는데,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이십대보다 더 열정적인 삼십대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