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1937년에 태어나셨다. 아버지가 여자는 학교에 갈 필요가 없다 하여, 학교 문턱은 넘어 보지도 못했다. 글자라고는 식구들 이름 들어간 낱말 정도만 읽을 줄 안다. 스무 살에 아무것도 없는 남편에게 시집 와 홀시아버지를 모시고, 아이 다섯을 낳아 키웠다. 둘째딸을 사고로 잃고, 63년을 함께 산 남편은 올해 먼저 세상을 떴다. 배운 건 없지만 누구보다 세상 보는 눈이 밝다. 아들에게 이것저것 이야기한 것이 책이 되어 나온다 하니, “배우지 못한 늙은이 말이 어디 쓸데가 있다고?” 하며 부끄러워하신다. 그러다가도 “하기사 다 지나고 보니까 배우나 못 배우나 별다른 게 없더라”며 “사람이 살고 지난 자리는, 사람마다 손 쓰고 마음 내기 나름이지 많이 배운 것과는 상관이 없는” 모양이라 이야기하신다.
어려운 말은 하나도 없다. 외양간의 소라도, 나무를 스치는 바람이라도, 마당의 개나 닭이라도 다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말들이다. 그런데 그 속에 더할 수 없는 지혜와 감동이 담겨 있다. 억지로 하는 말이 아니라, 삶으로, 몸으로 만들어진 말들이다. 평생을 흙과 더불어 살아온 어머니 김상순의 이야기를 이렇게 세상에 내보일 수 있어, 참으로 기쁘다.
Contents
여는 글
어머니의 말씀을 묶으며
1부 땅이 질다고 참깨가 참겠나
세수
무말랭이
호스
났으니까 살지
제 길
해 보면 알지
밭이랑
국
차례
안경
맘대로 안 돼
짜장면
싱거운 이야기
먹방
농사
도둑놈
이유
홍시 고추장
정구지
필리핀산 망고
녹두죽
닭고기
손
아나콩콩
자연인
감기
저승길
지게
길
힘
단맛
백이산
시절
들깨 타작
교장
동테에 얹힌 듯
꼭꼭 씹으면 뭐든지 달다
식자우환
예쁜 짓
2부 잘난 놈도 없고
못난 놈도 없더라
자지를 잘라 버려
세상에
이종격투기
컬링
골프
축구
야구
쓸데없는 게 어딨어
옛날이야기
최불암
고라니
팔월
닭장
모기
또 속았다
닫는 글
니만 듣고 말지―김상순
Author
홍정욱,이우만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경남 함안의 늪 가 마을에서 부모형제와 논밭농사를 지으며 자랐다. 지금은 부산에서 교사로 살면서 틈만 나면 아이들과 산과 들로 다닌다. 방학에는 전국의 강을 따라 걷는다. 그러는 동안 인물 르포 《물길과 하늘 길에는 주인이 없다》(푸른나무, 2011), 동화집 《꼭꼭 씹으면 뭐든지 달다》(웃는돌고래, 2013,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도서), 소설 《우리들의 누이》(이후, 2018,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 도서)를 펴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경남 함안의 늪 가 마을에서 부모형제와 논밭농사를 지으며 자랐다. 지금은 부산에서 교사로 살면서 틈만 나면 아이들과 산과 들로 다닌다. 방학에는 전국의 강을 따라 걷는다. 그러는 동안 인물 르포 《물길과 하늘 길에는 주인이 없다》(푸른나무, 2011), 동화집 《꼭꼭 씹으면 뭐든지 달다》(웃는돌고래, 2013,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도서), 소설 《우리들의 누이》(이후, 2018,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 도서)를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