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끈』은 서사적 인간이 디지털 미디어 환경과 대중문화 지형의 변화 속에서 어떻게 존재하고 소통하며 사고하는지 궁리하고자 기획된 ‘내러티브 총서’의 첫 번째 책으로 이야기(서사)의 본성을 묻고 법, 경제, 예술, 과학, 교육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이야기가 인간의 실존, 인식, 윤리에 미치는 힘과 한계를 검토한다.
텍스트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일반화되어가는 스토리텔링의 시대에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이야기의 본성을 처음부터 다시 물어볼 필요성과 마주친다. 이야기가 문화 산업을 일으킬 콘텐츠의 형식 자체라는 현실적인 이유에서만도 아니고, 고전적인 서사 이론의 확장 및 수정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학문적인 이유에서만도 아니다. 이야기란 무엇이며 어떤 힘을 지니는가를 묻는 것은 무엇보다도 인간이 역사적 시간 속에 존재하는 방식을 다시 묻고 다가올 미래를 향하여 우리 자신의 방향을 정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이야기(서사)를 중심으로 철학에서 대중문화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 간의 대화를 유도하며 서사 관련 기초 개념과 이론들을 검토하는 데 주력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현재의 사물을 지각하고 과거의 사물을 기억하며 미래의 사물을 창안하는 근본 형식이 이야기임을, 그리하여 개인은 이야기의 자양분 안에서 성장하고 공동체는 이야기의 끈 속에 하나로 묶임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스토리텔링의 시대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과 자신만의 입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