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라는 아포리아』는, 1930년대 일본에서 의논된 ‘근대의 극복’론을 소개하면서 어설픈 근대 비판·반근대론이 내포하는 위험성에 대해서도 주의를 환기시키면서 근대라는 것이 왜 아포리아(난문)인지 그 까닭을 다시 밝히려 하는 책이다.
일본을 비롯하여 동아시아의 지식인들은‘동양과 서양’이라는 도식을 거론할 때 대부분 ‘동양’ 내부의 차이를 무시한 채 마치 자기 나라가 동양 전체를 대표하는 양 말해왔다. 한국·중국·일본이라는 동아시아의 세 나라만 보아도 각국이 근대화한 과정과 그 뒤의 운명은 서로 달랐고, 또 과연 무엇을 ‘동양’의 것으로 이해하고 무엇을 ‘서양’의 것으로 이해하는지에 대해서도 서로 차이가 있었다.
저자는 우선 한국·중국·일본의 근대화 과정을 비교하면서 세 나라의 ‘근대’에 대한 이해 방식의 차이를 살펴본 다음, 서양 근대의 자본주의나 합리주의의 내용은 어떠한 것이고, 그것이 전통적인 경세제민 관념이나 불교·유교·일본 사상 등의 이(理) 개념과 어떤 점에서 다른지에 대해 검토한다. 아울러 원래 같은 유교 문화권에 속했던 한국·중국·일본의 민족주의(내셔널리즘)의 내용적 차이에 대해서도 살펴보며 '근대라는 아포리아' 우리 조상들이 '근대화'를 어떻게 이해했고 또 우리 스스로가 그것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내고 있는 책이다.
Contents
차례
한국어판 서문
머리말: "동양과 서양"이라는 도식의 함정
1부 근대라는 걸림돌
제1장 화혼양재
1. 서구 근대의 보편성
2. 흑선 오다
3. 양혼양재
4. 근대화의 패턴
5. 실학의 합리 사상
6. 인 없는 이치
제2장 동도서기
1. 실학으로부터 개화로의 전환
2. 위정척사론
3. 천주교의 포교와 조선의 개국 문제
4. 화혼양재와 동도서기의 차이점
제3장 중체서용
1. 리버티Liberty의 번역을 둘러싸고
2. 양무운동·변법자강·중체서용
3. 태평천국의 난
4. 반자유주의
5. 자유란 무엇인가
2부 "근대"라는 역사의 흐름
제4장 서양으로부터의 충격
1. 탈아입구
2. 이와쿠라 견구사절단
3. 화폐경제와 산업구조의 변화
4. 세상을 경륜하고 백성을 구제한다
5. "법" 개념의 차이
6. 주자학에서 근대법으로의 전환
제5장 이理와 ratio
1. 푸코의 '광기'
2. 고토와리
3. 불교의 사리와 주자의 이기
4. 학문과 기술의 연계성
5. 계몽주의적 이성
6.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7. 문화의 다양성과 역사적 이성비판
제6장 "근대"의 개념
1. "근대"란 무엇인가?
2. 근대정신의 좌절
3. "근대"라는 역사관에 대한 비판
4. 포스트모던의 시대 의식
5. "근대의 극복"의 논의로부터
3부 근대화와 맞서
제7장 도道
1. 모토오리 노리나가의 "사물을 따라가는 도"
2. 이토 진사이의 "도"
3. 광기
4. 신도
5. 말과 Sprache
제8장 동아시아의 민족주의
1. 민족의 의식
2. 존황양이론
3. 조선의 위정척사 사상
4. 배만흥한排滿興漢과 반제국주의
제9장 대동아공영권
1. 국제 공헌과 침략
2. 아시아주의
3. 나치즘과 유태 국제주의
4. 민족국가의 보편성
4부 "근대"의 종언
제10장 "동양과 서양"의 통합적 개념
1. "변증법"의 개념
2. 변증법의 도입
3. 정·반·합과 인·연·과
4. 법철학의 입장
5. 1931년-헤겔 서거 100주년
6. 강단철학자들
7. 헤겔주의의 종언
제11장 "동양과 서양"이라는 도식
1. 대립의 구조, 절대자·자연?·역사·문화
2. 중국인의 관점에서 본 "서양"
3. 유럽인의 관점에서 본 "동양"
4. 문화의 주체적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