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가주의

왕빙, 영화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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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4/09/25
Pages/Weight/Size 145*225*26mm
ISBN 9788960908956
Categories 예술
Description
질문하는 영화와 마주치기 위한 안간힘
영화평론가 정성일이 14년 만에 선보이는 단독 신작

35여 년간 평론가로, 때로는 감독으로 활동하며 오로지 영화에 복무하고 있는 정성일의 신작 『나의 작가주의』가 출간되었다. 그간 여러 책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리기는 했으나 단독 저서를 선보이는 것은 14년 만이다. 긴 시간 정성일의 궤적을 좇으며 글과 말을 통해 영화적 유대감을 구축해온 이들에게는 오랜만에 그의 글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이다.

‘왕빙, 영화가 여기에 있다’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중국 영화감독 왕빙王兵과 그의 작품에 대해 쓴 책이다. 왕빙은 중국 선양시의 스러져가는 공장단지 ‘톄시취鐵西區’를 담은 9시간 11분짜리 다큐멘터리 [철서구]로 2003년 등장하며 자신의 이름 두 자를 세계 영화계에 각인시켰다. 이후 [세 자매] [광기가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사령혼] [흑의인] 등 조국의 역사에 대한 뿌리 깊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국가에 의해 정체성이 훼손당하고 주변부로 내몰린 사람들을 계속해서 찾아다니며 촬영하고 있다.

정성일 역시 2003년 [철서구]를 처음 본 후 “영화를 보는 나를, 그렇게, 질문 앞으로 데려가는 영화. 그렇게 나를 다시 한번 처음으로 데려가는 영화”라고 상찬했고, 그때부터 줄곧 왕빙을 향해 경건한 존경과 사랑을 보내왔다. 왕빙의 촬영 현장을 따라다니며 [천당의 밤과 안개]라는 영화까지 만들 정도로, 정성일에게 왕빙은 각별하다. 그는 이 책에서 왕빙의 영화 아홉 편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왕빙이라는 감독에 대해, 이름이 삭제된 이들에게 이름표를 붙여주는 작업과도 같은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철저하게 써 내려간다.

정성일은 왕빙의 생애부터 영화평론, 부산에서 직접 나눈 인터뷰와 필모그래피까지 공력을 기울여 경애하는 감독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았다. 그는 종종 ‘당신은 왜 그렇게까지 왕빙을 좋아하는가’라는 물음을 들어왔는데, 『나의 작가주의』로 그에 대한 답신을 갈음하게 되었다. 나아가 이 책은 동시대 가장 중요한 다큐멘터리 감독 중 하나인 왕빙을 바로 알 수 있는 유일한 한 권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왕빙의 영화는 내게 당신은 영화를 왜 봅니까, 라고 물어보았다. 이 질문의 자리가 시작이 되었다. 그의 영화(들) 앞에서 나의 기쁨을 위해서, 라고는 대답할 수 없었다. 누군가 의무를 갖고 영화를 만들 때 반대편 자리에 앉은 사람은 책임 앞에 서게 된다. 나는 영화가 주장하는 모든 권리를 밀쳐내고, 그 권리의 바깥에 놓여 있는 거기, 그 장소, 그 장소에 있는 사람에게로 향할 때 비로소 영화와 세계 사이의 관계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회복할 수 있었다.
_「책머리에」에서
Contents
책머리에 왕빙, 당신은 누구십니까
왕빙이 왕빙이 되기까지

톄시취에 들어오는 열차_철서구
중국의 로빈슨 크루소_이름 없는 남자
구름 아래, 산 위에서_세 자매
머리 안의 중국, 또 하나의 중국_광기가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_팡슈잉
마오의 유령들, 채무, 뼈_사령혼
마오와 예술가_미는 자유에 있다
피와 땀을 지불하고, 청춘을 바쳤노라_청춘: 봄
제트기 자세 수난곡_흑의인

인터뷰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었다
참고 문헌
필모그래피
Author
정성일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보고 싶은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아다니면서 서울에 대한 지리감각을 익혔다. 처음으로 극장에서 본 영화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라비아의 로렌스〉. 영화를 보고 난 후 두 달 동안 낙타만 그렸다. 또 하나는 호금전의 〈용문객잔〉. 일주일 내내 한 번도 빠짐없이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갔다. 그 후 무협 영화와 소설에 빠졌고, 초등학교 4학년 때 장철의 〈심야의 결투〉를 본 후 급기야 학교 수업을 빼먹으면서까지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또 봤다. 영화에 대한 첫 번째 애정 고백.

중학생 때 이미 꼭 봐야 할 영화 500편 리스트를 작성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금지된 장난〉을 보러 프랑스 문화원에 갔다가 우연히 고다르의 〈기관총 부대〉를 보고 쇼크를 받았다. 영화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그때 영화는 카메라로 찍는 것이다, 라는 아주 명징한 사실을 깨달았다. 서점 서가에 꽂힌 《타고르 전집》을 《고다르 전집》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고다르의 환영에 시달리며, 어쩔 수 없이 자신에게 영화란 운명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프랑스 문화원에 다니면서 영화를 보고, 글을 계속 쓰다가 대학에 갔다. 친구들 사이에서 영화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났고 학보사에서 일하는 친구가 영화평을 써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서 영화글을 쓰기 시작했다. 성균관대학교 3학년 때 쓴 이장호 감독의 〈바보선언〉 평론은 지금의 악명(?)을 고스란히 예고한다. 1989년에 창간한 《로드쇼》의 편집차장을 시작으로, 1995년 영화 탄생 100주년이 되던 해에 태어나 ‘90년대 시네필 문화’를 낳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키노》를 이끌며 영화 비평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1992년부터 2007년까지 16년 동안 《말》의 최장수 필자였고, 라디오 프로그램 〈정은임의 FM영화음악〉에 출연하여 긴 호흡의 문어체 화법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시네마디지털서울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지냈고, 현재는 프로그램 디렉터로서 아시아의 새로운 영화를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한국영화연구I: 임권택》, 《임권택이 임권택을 말하다》(전2권)가 있고, 《김기덕: 야생 혹은 속죄양》을 책임편집했다. 2009년 겨울, 서울 청계천을 걷고 또 걸으며 첫 번째 장편영화 〈카페 느와르〉를 찍었다. 2010년 영화 평론 시작한지 26년만에 첫번째 영화평론집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필사의 탐독』을 동시에 세상에 내놓았다.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보고 싶은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아다니면서 서울에 대한 지리감각을 익혔다. 처음으로 극장에서 본 영화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라비아의 로렌스〉. 영화를 보고 난 후 두 달 동안 낙타만 그렸다. 또 하나는 호금전의 〈용문객잔〉. 일주일 내내 한 번도 빠짐없이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갔다. 그 후 무협 영화와 소설에 빠졌고, 초등학교 4학년 때 장철의 〈심야의 결투〉를 본 후 급기야 학교 수업을 빼먹으면서까지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또 봤다. 영화에 대한 첫 번째 애정 고백.

중학생 때 이미 꼭 봐야 할 영화 500편 리스트를 작성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금지된 장난〉을 보러 프랑스 문화원에 갔다가 우연히 고다르의 〈기관총 부대〉를 보고 쇼크를 받았다. 영화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그때 영화는 카메라로 찍는 것이다, 라는 아주 명징한 사실을 깨달았다. 서점 서가에 꽂힌 《타고르 전집》을 《고다르 전집》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고다르의 환영에 시달리며, 어쩔 수 없이 자신에게 영화란 운명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프랑스 문화원에 다니면서 영화를 보고, 글을 계속 쓰다가 대학에 갔다. 친구들 사이에서 영화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났고 학보사에서 일하는 친구가 영화평을 써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서 영화글을 쓰기 시작했다. 성균관대학교 3학년 때 쓴 이장호 감독의 〈바보선언〉 평론은 지금의 악명(?)을 고스란히 예고한다. 1989년에 창간한 《로드쇼》의 편집차장을 시작으로, 1995년 영화 탄생 100주년이 되던 해에 태어나 ‘90년대 시네필 문화’를 낳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키노》를 이끌며 영화 비평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1992년부터 2007년까지 16년 동안 《말》의 최장수 필자였고, 라디오 프로그램 〈정은임의 FM영화음악〉에 출연하여 긴 호흡의 문어체 화법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시네마디지털서울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지냈고, 현재는 프로그램 디렉터로서 아시아의 새로운 영화를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한국영화연구I: 임권택》, 《임권택이 임권택을 말하다》(전2권)가 있고, 《김기덕: 야생 혹은 속죄양》을 책임편집했다. 2009년 겨울, 서울 청계천을 걷고 또 걸으며 첫 번째 장편영화 〈카페 느와르〉를 찍었다. 2010년 영화 평론 시작한지 26년만에 첫번째 영화평론집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필사의 탐독』을 동시에 세상에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