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대 왕정상은 민생을 위해 개혁을 감행하여 실천 정치를 펼치며 실학사상을 정립하였다. 실학은 공자 유학의 수기(修己)와 치인(治人)의 개념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주자학의 내성과 외왕 사유가 공리공담 부분과 현실과 맞지 않는 예(禮)를 강조하는 부분을 수정하고 보완하여 내성(內聖)은 실체(實體)로 외왕(外王)은 달용(達用)으로 전환하였다. 실학은 학문적 이론을 중시하는 허학(虛學)에 상대되는 철학 개념으로 경세치용(經世致用)과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추구하는 경세의 학이다.
『신언』은 기일원(氣一元)의 우주론, 원기실체와 심성론, 성인론, 인식론, 경세론, 교육론, 오행론, 군자론, 역대 정치와 인물들에 관해 서술하고 있다. 특히 경세론은 나라를 바로잡고자 정치 일선에서 전제(田制), 수리(水利), 조운(漕運), 부세(賦稅), 황정(荒政), 병제(兵制), 변방(邊防), 이치(吏治), 과거(科擧) 등 각 방면에서 생겨난 사회 폐단을 개혁하면서 얻은 실천적이고 실질적 지식을 전한다. 역사와 경전을 공부하고 정치 경험과 합해져 실체와 달용을 이룬 것이 경세 실학이다. 『신언』은 정치ㆍ사회 각 방면에 적용해야 할 원칙들이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철학에 관심이 있거나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꼭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