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에 대한 가장 중요한 연구자료가 『논어』라는 사실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공자와 당시 삶을 함께 했던 공·경·대부 및 제자들과 나눈 자료들로 가득한 현재 전해지는 위(魏) 왕숙(王肅)이 주를 단 『공자가어』는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전형적인 위서(僞書)라고 알려져 학술사적으로 특별한 영향력을 지니지 못한 채 거듭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던 중 1973년 하북정현팔각랑한묘(河北定縣八角廊漢墓), 1977년 안휘부양쌍고퇴한묘(安徽阜陽雙古堆漢墓), 1990년대 이후 발견되어 정리되고 있는 상해박물관장초죽서(上海博物館藏楚竹書) 등의 출토자료들로 인해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하였다.
『공자가어통해』의 주편자인 양조명(楊朝明)은 기본적으로 『공자가어』를 위서로 보는 관점에 찬동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논어』가 공자어록(孔子語錄)이라면 『공자가어』는 ‘공자선집(孔子選集)’에 해당한다고 평가하고, 새로이 출토된 자료들의 연구성과를 분석하여 『공자가어』는 당연히 『논어』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음은 물론 내용의 규모에 있어서 “사서(四書)의 내용을 초과하므로, 공자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료라고 해도 될 정도라고 단언하였다.
『공자가어통해』는 그동안의 연구 성과들을 모두 담고 있다는 학술사적 가치 이외에도 2013년 11월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곡부(曲阜)에 있는 공부(孔府)와 공자연구원(孔子硏究院)을 방문할 때 공자연구원의 연구성과들을 살펴보던 중 『논어전해(論語詮解)』와 함께 특별히 집어 들고 자세히 읽어보아야겠다고 언급한 이후 유명해진 책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책은 현 중국의 지도부가 사회의 도덕적 지향점으로 공자사상을 중심으로 한 유학적 가치관을 전면에 내세우려는 현실을 상징하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고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