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편은 본래 [예기]에 속해 있었던 편이지만, 주자가 사서(四書)로 분류함에 따라 성리학의 중요 문헌으로 정착하였다. 그러나 본래의 [중용]편은 군왕의 정책결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심성(心性) 및 성정(性情)의 문제보다는 정치적 활용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주제였다. 또한 [공자가어(孔子家語)] [애공문정(哀公問政)]편의 내용은 [중용]의 기록과 상당수 일치한다. [애공문정]편은 애공이 공자에게 정치의 요점을 질문하여 공자가 대답하는 형식의 글이다. 왕숙(王肅)이 여러 자료들을 수집하여 [중용]의 기록을 [애공문정]편으로 편집한 것을 보면, 왕숙 당시에도 [중용]편의 내용이 공자의 정치사상을 대변하는 글로 인식되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예기]적 관점에서 [중용]을 해석하는 것은 기존 성리학적 관점과는 달리 유가의 정치사상을 조망할 수 있는 작업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