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중흥기를 이끈 제21대 왕 영조, 그는 붕당으로 얼룩진 정치상황을 탕평으로 이끌고 수많은 개혁정책과 민생정책을 펼치면서 조선을 부흥시켰다. 이러한 수많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영조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은 무수리 어머니를 둔 비천한 출신이라는 점과 친아들을 뒤주에 가두어 잔인하게 죽인 비정한 아버지라는 점이다. 그래서일까? 개인사적인 콤플렉스를 가진 왕이라는 이유에서 영조를 소재로 한 소설과 드라마도 많이 나와 있다. 이 책은 영조가 직접 했던 ‘말’을 살펴본다는 점에서 다른 책들과의 차별성이 있다. 과연 영조는 어떤 왕이었는지, 나아가 영조의 인간적 면모는 어떠했는지를 객관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여러 사료를 참고해서 백성과 관리, 가족, 자기관리, 정책 등에 대해 영조가 남긴 말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리더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애민(愛民)과 위민(爲民)의 기본 정신을 절절히 일깨우는 생생한 어록이다.
영조는 1724년부터 1776년까지 재위한 왕으로, 조선 역대 왕 중 재위기간이 가장 길다. 그 오랜 재위 기간 동안 그는 어떤 생각과 행동을 했을까?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사료는 영조 재위 51년 9개월간의 역사를 기록한 『영조실록』이다. 긴 재위기간만큼 엄청난 양을 자랑하는 실록의 글들 중 각별히 의미 있게 다가오는 내용을 발췌해 소개했다. 그리고 『영조실록』뿐만 아니라 나라의 공적인 일을 기록한 『승정원일기』와 『비변사등록』, 그리고 『정조실록』과 정조의 시문집 『홍재전서』에서도 영조의 말이 담긴 부분을 발췌했다. 또 주목할 만한 사료는 ‘어제’다. 어제는 임금이 지은 글을 말하는데, 영조 때부터 활자본으로 간행되었다. 조선시대 왕 중에서 어제 편찬의 양이 가장 압도적으로 많았던 영조는 80종이 넘는 어제를 통해 백성에 대한 사랑, 치열한 자기수양, 과거에 대한 회고와 개탄 등을 드러냈다.
Contents
엮은이의 말_우리는 영조에 대해 너무나도 모르고 있다!
1장 애민을 몸소 실천하다
한 사람의 백성이 쓰러지면 위를 저버리는 것
한 조각 이 마음은 오직 백성들에게 있다
내가 덕이 없어 백성이 배고프다
내가 때때로 친히 농기구를 잡는 이유
백성을 끝까지 돌보아 진휼하도록 하라
형벌과 옥사를 안이하게 처리하지 말라
백성의 부모로서의 도리를 스스로 묻다
나라의 큰 공사에 앞서 백성의 의견을 묻다
늘그막에 왕이 친히 밭을 가는 이유
위엄으로써 백성을 부리고 싶지 않다
임금이 친히 보는 것처럼 백성을 진휼하라
왕비가 직접 누에를 치는 이유
친경과 친잠은 그저 구경거리가 아니다
비가 쏟아지기만을 바라고 또 바라네
혹독한 가뭄에 내 마음 또한 마르네
백성을 위하는 일에 예만 따를 수는 없다
임금이 덕을 닦아야 백성이 편안해진다
지금의 가뭄은 오직 나 때문
백성의 사정을 해결하는 왕이 되고자 한다
백성을 위해서는 풍년을 빌 뿐
근본인 백성이 튼튼해야 나라가 편안하다
백성이 잘살아야 비로소 성군이다
늘그막의 마음이 오직 백성에 있다
백성을 구제하는 데 진심을 다하라
백성에게 혜택을 못 주었으니 매우 부끄럽다
법보다 위에 있는 간곡한 백성의 사정
2장 수많은 개혁정책을 단행하다
팔순의 업적에 대해 나에게 묻는다면
균역이라는 큰 사업은 후세를 위한 것
마침내 함께 살기 위한 어진 정치
그 뒷날의 폐단을 어찌할 것인가
백성에게 원망이 있으면 그 원망은 내가 듣겠다
오늘날 폐단이 없을 수는 없다
지금의 잘못된 폐단을 고치도록 하라
회계로 비용을 줄여 백성을 위한다
큰 민폐인 양역을 반드시 고쳐야 한다
폐해를 구제할 좋은 방법을 찾아라
균역에 관여하는 여러 신하들에게
균역법을 추호도 늦출 수 없다
백성을 위해 군포를 감면해주는 것
나라의 직물에는 무늬를 금지한다
나라의 흥망이 금주의 실행에 달렸다
지금의 인심으로는 원망을 불러올 청계천
나의 마음은 오직 준천에 있다
도랑을 파내는 대사업을 시작하며
서생의 붓으로 개천을 파낼 수 없다
균역청은 백성을 위해 설치한 것
준천과 양역이 느슨해짐을 경계하다
여종의 공납을 정지시킨 것은 나의 사업
세 감면 그 자체가 아닌 실질적인 혜택이 중요하다
첩실의 자식들은 왜 적통을 잇지 못하는가
3장 탕평책으로 정치를 맑게 하다
두루 사귀면서 편을 가르지 않는 것
신하들에 대해서는 탕평 두 글자를 생각했다
피차에 어찌 역적이 없는 당이 있었는가
탕평은 공, 붕당은 사
이제는 탕평에 먼저 힘써야 할 때
보복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당습에 관계된 자를 내 앞에 천거하지 말라
붕당은 조정의 허물로 당의가 불러온 것이다
조선 이외에 또 다른 조선이 있는가
당파의 소굴이 없는지 어찌 알겠는가
‘당’이라는 글자를 신하들이 잊는다면
붕당이 반드시 나라를 망하게 할 것
노론, 소론의 조선이 아니라 곧 나의 조선이다
역적으로 모는 것은 이 또한 당심이다
한 사람의 말 때문에 역적으로 의심한다면
당파의 우두머리만 알 뿐 임금을 알지 못한다
편을 가르는 것이 어찌 당이 아니겠는가
당론을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말하라
탕평은 어찌 해냈다고 하겠는가
4장 욕망을 경계하며 수신하다
사사로움이란 무엇인가
막아내고 이겨내야 할 사람의 욕망
반성하고 살피며 자신을 이기자
일의 낌새를 깊이 살펴야 한다
공은 무엇이고 사는 무엇인가
스스로를 가다듬는 임금의 의지
스스로를 권면하고 세상에 경계를 내린다
하늘을 공경하는 정성과 백성을 사랑하는 덕
사사로운 욕망을 물리쳐야 한다
모든 것은 내 부덕이 초래한 것이다
학문이 아니면 정신을 가다듬을 수 없다
날마다 스스로 새로워져야 한다
존호를 올리자는 청에 곤혹스럽고 부끄럽다
어떻게 완전히 마음을 늦출 수 있겠는가
힘써 실행하지 않으면 물욕에 가릴 것이다
사치가 어찌 이렇게 심하게 되었는가
마음이 크게 부끄러워 몸을 둘 곳이 없다
분노하는 것도 사사로운 것
금을 쓰지 말고 주석으로 대신하라
임금으로서 진심으로 두려워할 만한 것
매우 부끄럽게 여기는 것은 사치스러움
스스로 마음을 결정하고 스스로 지켜야 할 뿐
해이해진 법도와 기강을 깊이 개탄하며
인재가 없음은 내가 부덕하다는 것
5장 영조와 사도세자, 부자간의 비극
모든 사람이 세자를 우러러보게 하라
식색에 대해 더욱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이 어린 세자에게 대리청정을 맡기는 이유
신하를 엄히 한다는 것의 의미
나한테도 물어본 다음에 시행해야 될 것이다
덕을 갖춘 세자에게 대리청정을 맡기면서
‘쾌’라는 한 글자를 경계하고 경계하라
오직 안락함 속에서 태어나 자란 세자에게
사람에게 학문은 일생의 맛이다
언제라도 백성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
내가 균형에 고집했던 것은 단연코 옳다
세자는 백성들과 함께 도성을 지켜야 할 것이다
세자의 천연두를 크게 걱정하며
강연을 열지 않는 세자를 크게 타이르며
어찌 아비가 자식을 보러 갈 수 있겠는가
종기에 걸린 세자의 온천행을 허락하며
세자의 행동이 이상하고 괴이하다
이것이 어찌 세자가 할 수 있는 일인가
세자의 과실을 숨긴 자는 모두 죄인이다
이 또한 나라를 망하게 할 말이다
죽은 세자의 시호를 사도세자라 한다
만고에 없던 일을 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네가 만약 일찍 제정신으로 돌아왔다면
세자의 생명 경시를 크게 참담해하며
20여 년에 걸친 부자 사이의 은혜를 끝낸다
나만 혼자 아무도 없으니
6장 정조에게 제왕의 길을 가르치다
너의 도리는 할아비의 마음을 따르는 것
도성을 지켜야 반역을 막을 수 있다
비록 말로 가르치더라도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
어린 세손은 마음에 새기고 따르라
너희 신료들에게 세손을 부탁한다
할아비와 손자, 오직 두 사람밖에 없다
어린 세손이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저 네가 알게 하려는 것이다
세손을 가르치고 이끌려는 생각을 다지며
세자가 자라기만을 날마다 간절히 기다렸다
조선의 명맥이 오직 세손에게 달려 있다
세손에게 검소의 미덕을 보일 것을 당부하며
근본을 단정하게 하는 뜻을 본받게 하라
임금은 굶더라도 백성은 굶지 않아야 한다
네가 비록 글을 잘한다고 해도
세손의 총명함에 크게 기뻐하며
네 아비의 일을 다시 들추어낸다면
임오년의 대의를 세손에게 말하다
옳지 않은 것은 씻어버리고 옳은 것은 따르라
어린 세손은 내 마음을 알 것이다
나라는 백성에게 의지하고 백성은 농사에 의지한다
세손이 정치를 알도록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