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은 2010년 스페인 국립 만화대상을 비롯하여 다양한 상을 수상하며 스페인 만화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만큼 전폭전인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스토리작가 안토니오 알타리바가 자신의 아버지의 생애를 재탄생시킨 만화지만, 이 작품이 그려낸 것은 단순히 한 사람의 아버지가 아니다. 1910년에 태어나 2001년에 자살하기까지, 스페인과 프랑스를 오가며 신도, 조국도, 주인도 없는 세상을 온몸으로 앓았던 안토니오의 삶은 스페인의 역사와 한 아나키스트의 생애 그 자체이다.
저자 안토니오 알타리바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스페인 내전에 고통받은 세대의 아픔을 풀어나갔다. 작가의 고뇌 끝에 선택된 만화라는 매체와 ‘융해’된 1인칭 시점의 전개를 통해, 독자는 당시 국제 정세와 스페인 내전 및 프랑코 독재 체제의 실상에 한 발 다가설 수 있다. 또한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개인의 비극적인 생애가 한층 도드라지게 표현될 수 있었던 것은 그림 작가 킴 덕분이기도 했다. 사실적이면서도 낭만적인 그림과 연출, 풍부한 비유와 상징의 활용이 돋보이는 이 작품을 통해 킴은 ‘스페인 최고의 만화가’라는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날마다 젖는 자들, 이념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고 신념을 따라 외롭게 뛰어간 이들, 투쟁에 지쳤으나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만은 놓지 못한 사람들, 권력과 돈이 아닌 꿈꿀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는 용기를 낸 자들에게 털어놓는 고백이다. 한평생 살아온 세상을 고발할 수밖에 없었던 한 사나이의 고백은, 지난한 역사를 경험하며 고통받은 많은 이들과의 동맹으로, 또 그 아버지 세대를 이해해 보려는 자녀 세대와의 새로운 동맹으로 이어질 것이다.
Author
안토니오 알타리바,킴,해바라기프로젝트
1952년에 사라고사에서 태어났다. 문학·시나리오 작가이자 바스크 대학교 불문학과 교수이다. 1980년대부터 만화 시나리오 작업을 계속해 오면서 텍스트의 이미지화와 이미지의 텍스트화를 연구하고 있다. 소설가로서도 활동해 『눈의 기억 La memoria de la nieve』으로 2002년에 유스카디 문학상 Premio Euskadi de Literatura 을 받았다.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은 문학과 만화를 융합하고 넘나들며 활동해온 그의 최근작이자 가장 성공적인 작품이다.
1952년에 사라고사에서 태어났다. 문학·시나리오 작가이자 바스크 대학교 불문학과 교수이다. 1980년대부터 만화 시나리오 작업을 계속해 오면서 텍스트의 이미지화와 이미지의 텍스트화를 연구하고 있다. 소설가로서도 활동해 『눈의 기억 La memoria de la nieve』으로 2002년에 유스카디 문학상 Premio Euskadi de Literatura 을 받았다.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은 문학과 만화를 융합하고 넘나들며 활동해온 그의 최근작이자 가장 성공적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