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경(策經)』은 ‘계책의 경전’이라는 뜻이다. 개인의 몸을 닦거나 나랏일을 보거나 또는 삶의 길고 짦음에 대한 회고의 시간을 갖는 것 등은 모두 ‘협상’이라는 틀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중국의 전한(前漢) 말기에 유향(劉向)이 천자의 서고에 있는 책을 정리했을 때 나타난 죽간(竹簡)의 여러 명칭으로도 유추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들의 명칭은 「국책(國策)」을 비롯하여 「국사(國事)」 또는 「단장(短長)」이나 「수서(修書)」라는 이름이 있었다. 내용의 흐름은 한결같이 춘추전국 시대에 유세(遊說) 하던 선비들이 정치에 참여할 것을 계획하고 나라를 위해 세웠던 책략들이었다. 이것이 민간에 알려진 것은 『전국책(戰國策)』이었는데, 제목에서 보듯 ‘전국시대에 사용된 계책’이라는 의미다.
이 책이 높이 평가받은 것은 사마천의 『사기』와 함께 고문가(古文家)의 규범이 되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지난 1973년에서 74년간에 장사(長沙)라는 지역의 마왕퇴(馬王堆) 3호 무덤에서 비단에 쓰인 백서(帛書)가 출토 되었는데 거기에는 유향이 책을 만들기 이전의 『책경』 원본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