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담화 문법

우리말의 입말 담화에서 글쓴이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것은 사람들이 말하는 과정 속에 말하기의 구조가 있으리라는 생각이었다. 글말의 규칙, 또는 문장 차원에서의 형태?통사적 규칙을 ‘문법’이라 한다면, 말하기의 규칙, 또는 입말의 규칙인 ‘말법’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러한 말법을 찾는 데 힘을 쏟았던 것이다. 이 책의 제목에 포함된 ‘담화 문법’이란 바로 이 말법을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말에서 담화 연구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지금도 문법 연구는 대부분 형태론과 통사론에 머물러 있고, 담화 차원까지 확대하여 이루어진 작업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므로 담화는 우리말 연구의 블루오션(blue ocean)이며, 아직도 해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은 분야이다. 글쓴이의 이 책은 이제 시작 단계에 있는 우리말 담화 연구의 무녀리 구실을 할 수 있을 뿐, 이를 넘어서는 다양한 연구가 앞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이 책은 지난 20여 년에 걸쳐 글쓴이가 틈틈이 써 온 담화에 관한 글 14편, 그리고 입말 말뭉치 자료를 대상으로 한 어휘 연구 2편을 함께 묶은 것이다. 담화에 관한 부분은 우리말 입말 담화에 내재한 말하기의 책략이나 구조, 그리고 문법 형태의 기능에 관한 것 등, 담화 문법과 문장 문법에 관한 것을 아울렀고, 입말의 말뭉치 자료를 통한 어휘 연구는 중앙아시아 고려말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