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은 구덩이에 관한 우화 같은 이야기로, 오랜 세월 동화작가로 활동하던 오은영이 그림까지 그린 첫 번째 그림책이다.
작가는 특히 숲의 왕인 호랑이가 별것도 아닌 작은 사건 하나 때문에 자기연민에 빠져 부정적으로 신세를 한탄하는 모습에 공을 들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호랑이는 자신이 가진 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남이 가진 것들만 헛되이 소망하는 불평불만 캐릭터다. 갈매기가 평화롭게 노래하는 바다는 때때로 폭풍우가 몰아치는 무서운 바다로 변하기도 한다. 북극은 시원하기는커녕 얼어 죽을 만큼 춥다. 사막은 따뜻한 정도가 아니라 타 죽을 만큼 뜨겁다. 하지만 호랑이는 자신이 사는 숲을 부정하기 위해 바다와 북극, 사막을 이상적 공간으로 망상한다.
오은영은 호랑이가 꿈꾸는 세계를 독자에게 하나하나 보여주는데, 이 장면들은 호랑이의 생각이 얼마나 단순하고 편의적인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하필이면》의 호랑이는 놀라운 잠재력을 가졌지만, 자존감이 부족한 캐릭터다. 그래서 늘 주변을 탓하며 툴툴거리는 게 일상이다. 호랑이는 자신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를 인식하지 못한다. 그렇기때문에 곤경에 처한 누군가를 돕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조차 없다. 하지만 별것 아닌 하나의 행동으로 남을 돕게 되자, 상상도 못 할 만족감과 기쁨을 얻게 된다. 아마 이번 일을 계기로 호랑이의 생각과 태도는 점차 긍정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Author
오은영
이화여자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산업미술 대학원을 수료했습니다. 결혼 뒤 두 아이들이 엄마를 작가로 키워 주고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새벗아동문학상에 동화가 당선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오늘의동시문학상과 소천아동문학상 신인상을 받았으며, 대산창작지원금과 문예진흥기금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동시집 「우산 쓴 지렁이」 「넌 그럴 때 없니?」 「생각 중이다」, 동화책 「초록도마뱀의 비밀」, 「맘대로 아빠 맘대로 아들」 「모자 쓴 고양이 따로」 「한주 동생 뚱주」 「지금은 미운 오리」 등이 있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산업미술 대학원을 수료했습니다. 결혼 뒤 두 아이들이 엄마를 작가로 키워 주고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새벗아동문학상에 동화가 당선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오늘의동시문학상과 소천아동문학상 신인상을 받았으며, 대산창작지원금과 문예진흥기금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동시집 「우산 쓴 지렁이」 「넌 그럴 때 없니?」 「생각 중이다」, 동화책 「초록도마뱀의 비밀」, 「맘대로 아빠 맘대로 아들」 「모자 쓴 고양이 따로」 「한주 동생 뚱주」 「지금은 미운 오리」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