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야, 바다야, 많이 아프니?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방사능 유출 때문에 고통받는 바다 이야기
동화 속에 등장하는 섬마을은 환경 재난으로 고립된 공간입니다. 살기 위해서는 떠나야만 하는 절망의 공간이지요. 죽어 가는 검은 바다와 섬을 떠나는 사람들의 모습은 2009년 겨울 기름으로 뒤덮였던 서해안을,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유령도시가 된 우크라이나의 프리피야트를, 그리고 방사능 유출로 지금껏 대피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후쿠시마를 떠올리게 합니다. 환경 재난의 시대! 인간 자초한 참혹한 비극의 시대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환경그림책 아픈 바다는 가장 약한 존재의 입장에서 충격적인 환경 재난의 시대를 바라봅니다. 바로 아이들의 시선입니다. 어른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은 재난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존재들입니다. 원전 사고 발생 후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피폭으로 인한 유전 장애가 속출하고 있는 체르노빌의 경우만 봐도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비극은 상상 그 이상입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초래한 재난의 짐을 가장 힘겹게, 그리고 가장 오래도록 감당해야 하는 존재들입니다.
아픈 바다로 표현한 자연도 마찬가지입니다. 《아픈 바다》에서 사람들은 섬을 버리고 떠나갑니다. 후쿠시마에서도 사람들은 정든 집을 버리고 대피했습니다. 하지만 영원히 그곳을 떠날 수 없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자연입니다. 버려진 자연은 '귀 없는 토끼'라는 흉측한 얼굴로 남아, 우리 아이들에게 세대를 이어가며 멍에를 씌울 것입니다. 부모님이 함께 동화책을 읽어주시면서 자연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해준다면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