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작가가 경험한 군대 내 왕따 사건을 큰 줄거리로, 일상화된 폭력과 부조리에 자신도 모르게 젖어드는 군대 문화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보여준다. 무거운 소재이지만 코믹한 그림체와 대사, 다양한 패러디로 씁쓸한 웃음을 남기는 블랙코미디다. 작가는 모두에게 상처가 되는 심각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폭력과 방관으로 유지되는 군대 문화에 문제를 제기한다. 외전 《말년 병장 영창 일지》는 본편에서 폭력에 가담했던 가해자가 영창에서 겪는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다뤘다.
주말 저녁, 군대 예능을 시청하노라면 군대란 그래도 갈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극한의 체력과 정신력을 시험하는 장면에서는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고 힘든 상황에서 연예인들이 나누는 전우애는 아주 감동적이다. 그렇다. 어쨌든 군대에서도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고,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국방의 중요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예능을 마냥 즐겁게 볼 수 있는 군필자가 과연 있을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우리 때는 더 빡셌어.’로 시작되는 ‘군대부심’ 무용담이 아니다. 이제 젊은 군필자가 부끄러운 마음으로 꺼내놓는 진짜 무용담을 들을 차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