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자신의 가치관 혹은 개성과 맞닿는 좌우명과 같은 경구를 품는다. 문자는 단순하되 품은 뜻이 깊어서 늘 가까이 하며 변주할 수 있어서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유용하다. 논어를 비롯한 동양 고전에서 가려 뽑은 간략한 어구를 통해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생각의 근육을 키우고, 그 힘으로 다시금 가야 할 길을 비춰보는 길잡이 노릇이다. 물론 고전의 서책들에서 하나의 경구를 뽑는다 하더라도, 다양한 주장과 사람마다 선호하는 중요한 구절들이 있겠지만 현실 의 일상에서 여전히 통용되고, 그래서 곁에 두고 늘 챙겨야 할 것들을 모으고, 거기에 필자의 생각을 담았다. 스스로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는 물론 실용적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적절하게 써먹을 수 있는 지적 도구 혹은 적어도 자기소개서에 좌우명을 적어 넣거나 가훈이라도 만들어야 할까 싶을 때라도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Contents
004 추천사
008 머리글
017 和而不同 화이부동
두루 화합하되 소신만은 잃지 않기
024 過猶不及 과유불급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과 같으니
032 易地思之 역지사지
처지를 바꿔 생각하기
038 患不知人 환부지인
남을 알지 못함을 근심한다
046 思無邪 사무사
먼저 생각에 사특함이 없어야
051 繪事後素 회사후소
먼저 흰 바탕이 있어야 그림도 그릴 수 있지
058 千里?從 一蹴差 천리유종 일축차
천 리가 어긋나는 것도 한 발자국 차이에서
063 欲訥於言 而敏於行 욕눌어언 이민어행
말은 천천히, 실천은 재빠르게
068 德不孤 必有? 덕불고 필유린
덕은 외롭지 않다
076 朋友數 斯疎矣 붕우삭 사소의
충고도 자주 하면 잔소리
081 力不足者 中道而廢 역부족자 중도이폐
힘에 부친다는 건 달리다가 푹 쓰러지는 것
087 己欲立而立人기욕립이립인
제가 서고 싶으면 남도 세워주라
091 過則勿憚改 과즉물탄개
잘못인줄 알면 고쳐야지
096 克己復禮 극기복례
보편적 이치에 합당하게 행동하라
099 己所不欲 勿施於人 기소불욕 물시어인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하지 말라
106 不憂不懼 불우불구
군자는 근심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 존재
110 企者不立 기자불립
발꿈치를 들고서는 오래 서지 못한다
115 行己有恥 행기유치
부끄러움을 안다
119 貧而無怨 빈이무원
가난해도 원망하지 않아
125 貞而不諒 정이불량
군자의 의리, 깡패의 의리
129 君子無所爭 군자 무소쟁
군자는 다투지 않느니
133 深?淺揭 심려천게
일을 행함은 형편을 따라야
137 遠謀心慮 원모심려
계획은 원대하게 주의는 세밀하게
144 窮則通 궁즉통
궁하면 통하느니
149 幸災不仁 행재불인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가?
160 愛人, 知人 애인, 지인
남을 생각하는 것이 곧 인
166 大成若缺 대성약결
명필은 서툴게 보이기도 하느니
172 十目所視 십목소시
하늘 아래 숨을 곳이 없음이여
177 一以貫之 일이관지
나는 초지일관 하는 사람
182 君子而時中 군사이시중
중용은 특수한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190 言顧行 行顧言 언고행 행고언
말은 행동을 살피고
195 和而不流, 中立而不倚 화이불류, 중립이불의
진정한 강함이란
204 꼬리말?
Author
한민
문득 뒤돌아본 삶이 빈 조개껍질 같았을 때, 강화도 작은 절집을 찾았다. 한나절 내내 절집에서 내려다보던 바다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동안 삶의 바다에서 무엇을 건져내기 위해 그물을 던져왔던 것인지, 혹은 건져냈다고 생각했던 어떤 것들이 쓰레기와 다르지 않았던 건 아닌지, 갖은 사념들이 들끓어 시끄러웠다. 그때 문득 법당 기둥에 매달린 주련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수없이 보아왔음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글귀. 범속한 자로서 그 의미를 오롯이 짚어내기는 어려웠지만, 한순간 마음을 틔워주는 생각들이 거기 있었다. 그리고 절집을 찾아다니며 주련을 읽게 되었다.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출판 및 글쟁이의 길을 걸어왔다. 저서로는 『20세기 한국사, 해방』 『떠나보내기 억울했던 한국의 거인들』 『산사의 주련』 『마음을 쉬는 절집』등이 있다.
문득 뒤돌아본 삶이 빈 조개껍질 같았을 때, 강화도 작은 절집을 찾았다. 한나절 내내 절집에서 내려다보던 바다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동안 삶의 바다에서 무엇을 건져내기 위해 그물을 던져왔던 것인지, 혹은 건져냈다고 생각했던 어떤 것들이 쓰레기와 다르지 않았던 건 아닌지, 갖은 사념들이 들끓어 시끄러웠다. 그때 문득 법당 기둥에 매달린 주련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수없이 보아왔음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글귀. 범속한 자로서 그 의미를 오롯이 짚어내기는 어려웠지만, 한순간 마음을 틔워주는 생각들이 거기 있었다. 그리고 절집을 찾아다니며 주련을 읽게 되었다.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출판 및 글쟁이의 길을 걸어왔다. 저서로는 『20세기 한국사, 해방』 『떠나보내기 억울했던 한국의 거인들』 『산사의 주련』 『마음을 쉬는 절집』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