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예감

서문 / 도시의 봉선화 ; 김정기
자서 / 또 하나의 쉼표를 찍으련다

1
사이비 시인
아내의 변덕
죽음의 계곡
연습이 불허된 마라톤
선인장
우리의 사랑방
바람의 예감
놓아둔 인연의 덫에 걸려
나의 세상살이
기다림에 흠뻑 취하고 싶어라
달맞이꽃이고 싶다
축제의 한마당
사립문 활짝 열고
아베마리아
마주 볼 수 없어라
당신이 오시는 날
바람 따르는 낙엽이려

2
어머니 손
귀여겨 듣게 하소서
멋진 꿈 꾸며
당신만은 아십니다
포물선 그리려 했건만
나그네 되어야 하는가
무도장에서
새해 아침에
머지않아 다다를 고향
멋진 완주를 위하여
그대는 숨겨둔 연인
첫아들 승범에게
둘째하들 종범에게
셋째하들 기범에게
눈 뜨고도 꿈꿀 수 있네
때묻은 내 마음
초봄은
간이역
소꿉놀이하고 있는 우리

3
봄눈
삼월 닮았구나
시간이라는 길 따라
찬란한 은발
사죄하는 만리장성
우리의 비밀열쇠
불타버린 숲 보며
삶이 백기를 들 때
죽음과 나는 쌍둥이
나이가 방패다
내일은
갈대
모네의 수련화
반달로 뜬 봉선화
당신이 젖은 낙엽일때
철부지 봄에게
초록빛 소망

4
오는 겨울이 왜 두려운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달은 여전히 둥그렇고
가을바람
인과응보
양로원의 밤
함께 지내온 길
무척 죄송합니다
홍시를 먹다가
보수공사 중입니다
어림없는 호칭
나의 고향
당신 뜻대로
옹고집
어머니
일월
이월
마력의 사진기
내 마음 맨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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