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제레미에게 ‘군대’는 일상의 아주 작은 변화였다. 제레미는 군대에 다녀오면 ‘잉여’로 지낸 지난날과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될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전쟁에 참가하면서, 제레미의 삶은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남아 있는 가족에게도 전에 없는 갈등과 상처가 돋아난다. 동생 오스카는 전쟁의 한가운데 놓인 제레미 소식을 이메일로 전해 듣고는 형을 향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노래로 치유해 가는데…….
『마에스트로』, 『구멍 난 기억』, 『153일의 겨울』 등의 작품을 통해 국내 청소년 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프랑스 작가 자비에-로랑 쁘띠의 신작이다. 전 세계 크고 작은 사회적 문제를 사려 깊은 문학적 성찰로 이끌어 내는 작가의 면모는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한다.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는 ‘전쟁’이지만, 작가는 이미 익숙한 이야기에서 한발 비껴간다. 소설 속 전쟁을 ‘어떤’ 전쟁인지 구체화하지 않음으로써, 전쟁의 보편적인 고통과 비극을 더욱 치밀하게 담아낸 것.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임에도 작품 곳곳에는 건강하고 밝은 기운이 스며들어 있는데, 이는 오스카와 이웃집 소녀 마르카가 함께 노래를 만들며 마음속 상처를 극복해 가는 순수한 로맨스 덕분일 것이다. 『제레미, 오늘도 무사히』(Be Safe)는 권위 있는 프랑스 아동청소년문학상인 소르시에르 상(Prix Sorcieres)을 받았다. 사계절1318문고 여든여섯 번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