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없는 그림책이지만 순수한 아이들에게는 이야기가 보여요
말 없이 말하는 사랑스런 아기 돼지 이야기!
작가 아서 가이서트의 유아용 그림책입니다. 책 속에 나오는 아기 돼지들은 뭔가를 열심히 궁리하고, 또 뭔가를 열심히 의논하는데, 설명하는 친절한 글은 단 한 글자도 나오지 않습니다. 궁금하다면, 그림으로 유추하고 소리를 들어 보는 수밖에 없지요. 어떤 장면에서 소리가 커지는지, 어떤 장면에서 쉬잇! 소리가 작아지는지, 또 왜 이런 행동을 하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해요.
그림책에 나오는 글자는 “꿀꿀”을 변주한 글자들뿐이지만, 그 소리말 글자들이 커지고 작아지고, 있고 없고 하는 것을 보며 분위기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림도 형편이 같습니다. 아서 가이서트의 아기 돼지들은 필요한 부분에서만 의인화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그림에서 아기 돼지들은 실제 아기 돼지들 같습니다. 섬세한 흑백 판화(에칭)에 연분홍빛 색을 입은 아기 돼지들이 살아 움직입니다. 그 아기 돼지들의 모습이 마치 사진기로 연속 촬영이라도 한 듯, 사각 틀에 담겨서 순서에 맞게 배열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글이 없어도 충분히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는 그림책, 그래서 더더욱 배꼽 잡는 유머를 전해 주는 그림책, 『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