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가공할 속도전에 살아남기 위해 정보전쟁 중이다. 이종원 시인의 첫 시집 『외상장부』는 빛의 속도로 분 초를 다투는 도시의 생활 전선에서 무심히 지나쳐도 그다지 상관없을, 또한 떼어먹는다고 누가 시비하지도 않을 외상장부를 들추어 아련한 유년을 데려다 놓고 독자를 향해, 세상을 향해, 따듯하고 진솔한 언어로 걸어 온 날에 은혜를 갚고 싶은 것이다. 잠든 추억을 소환하여 독자들에게 푸르렀던 날을 복기하게 해준다. 눈깔사탕, 라면땅, 같은 일반 명사 안에는 단순한 의미 외에 숨겨진 개인사가 나름의 방식으로 내재 되어 있다. 우리 모두에게는 갚거나, 갚아야 하거나, 갚지 못한 외상장부 한 권씩 지니고 있다. 다만 그 지점이 언어의 사리가 되는 길은 시인의 종교적 신실함이 사랑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우선한 올곧은 품성으로 빚어낸 사유다. 시인의 눈길이 닿는 곳마다 일상의 그물로 건져 올린 언어의 옹이가 독자의 마음밭에 어둠을 지우는 등불이 되리라 확신한다.
Contents
시인의 말
1 까치밥
14 까치밥
15 서울 바리새인
16 선인장
17 관계의 복원
18 동행
20 어떤 독백
21 거미줄에 걸린 하루
22 둥근
23 로드킬
24 매직
26 빅데이터의 뒷면
27 시간을 줍는 이유
28 안개
29 어떤 청혼
30 일상
31 죽음의 방향
32 화사체를 본 적이 있나요
33 폐타이어
34 그림자 끌어안기
35 조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