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갈망하는, 너무도 인간적인 사이코패스의 고백
시적이고 탁월한 문장, 스산하고 매혹적인 이국의 감성
정적이면서도 타이트한 플롯과 스타일
글래스 키 수상 작가 카린 포숨의 걸작 북유럽 스릴러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스릴러의 여왕’ 카린 포숨 신작 장편 《야간시력》은 살인을 저지른 한 중년 남성의 시점으로 악의와 선의를 동시에 갖춘 인간 내면의 심리와, 극한의 고독이 초래하는 참혹한 불행, 복지사회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다양한 사회 문제를 담고 있다.
노르웨이의 한 작은 마을에 위치한 노인 요양원과 한적한 호수를 배경으로 냉혹한 남자 간호사의 뒤틀린 내면 묘사와 이어지는 우발적 살인사건이 팽팽하고 밀도 있게 그려진다. 북유럽 스릴러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이 소설은 자극적인 사건과 화려한 수사 기법 중심인 미국식 스릴러와 달리, 평범해 보이는 한 인물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해 나가는 동시에 그가 벌인 행적을 낮은 톤으로 정교하게 전달하며 끝까지 숨통을 조여 오는 듯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1995년 발표한 장편 《이브의 눈》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로 등극한 카린 포숨은, 이후 발표한 여러 작품들로 북유럽 최고의 추리문학상인 글래스 키 상과 북셀러 상 등을 받으며 이른바 북유럽 스릴러의 지존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스노우맨》으로 이미 국내에 잘 알려진 작가 요 네스뵈 역시 거장으로 깍듯이 대우할 만큼 북유럽에서 카린 포숨과 그의 작품에 대한 위상은 실로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