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식론(新唯識論)』은 중국 근대사상사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난해하다고 평가받는 저서 중 하나인 웅십력(熊十力, 1885~1968)의 기념비적인 저서이다. 『신유식론』이 중요한 이유는 이 책을 바탕으로 하여 근대 이후 ‘서양문화의 도전에 대한 동양의 철학적 대응’이자 ‘전통철학의 현대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 현대신유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이고, 이 책이 난해한 이유는 그러한 작업을 전통철학 중에서도 불교, 그중에서도 서양 형이상학인 헤겔이나 칸트에 비견될 만큼 난해하고 심오한 동양 형이상학의 정수인 유식불교 사상을 변형하고 비판함으로써 수행하였기 때문이다.
『신유식론』은 ‘새로운 유식 사상’이라는 뜻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식 불교에 대한 비판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때 웅십력이 본 유식 불교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현상 세계의 본체(實體, Substance)와 현상(現象, Phenomena)을 이분하여 완전히 별개의 영역으로 파악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본체와 현상을 이분하는 것은 서양 철학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따라서 『신유식론』의 유식 불교에 대한 비판은 사실은 서양 철학에 대한 비판을 함축한다. 웅십력이 『신유식론』을 통해 유식 불교를 비판하는 지난한 과정은 결국 서양 철학을 비판하는 과정다. 웅십력 철학을 파악하고 중국 근현대 사상의 틀을 이해하는 지름길이 되는 책이다.
Contents
역자 서문
해제 - 웅십력과 『신유식론』
6장. 공능 (하) - 본체와 공용 (하)
7장. 성물 - 만물의 형성
8장. 명심 (상) - 마음을 밝힘 (상)
9장. 명심 (하) - 마음을 밝힘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