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영란 작가는 자신의 첫 그림책 『어떤 날』에서 갑자기 혼자가 된 듯한 어떤 날을 여백 가득한 종이에 가벼운 연필 선으로 표현합니다. 종이는 한낮의 햇살을 받은 듯 빛이 바랬고, 연필 선은 손으로 닦아 내면 금세 손에 묻어날 것만 같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아이의 마음을 뜻하는 것일까요?
아이는 아무리 찾아보아도 나타나지 않는 사람들을 생각하다가 문득 언젠가 철수가 했던 말을 떠올립니다. “땅속에도 사람이 살아.”
그제야 아이는 땅속이라는 세상을 떠올리고, 땅이라는 사물에 마음을 기울입니다. 귀를 기울여도 보고, 거꾸로도 보고, 발로 굴려도 봅니다. 사람이 아닌 하찮은 것이라 여겼던 땅을 한참 동안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하지만 아이는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하지요. 아이는 끝내 땅에 얼굴을 묻고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정말 심심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아이한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Author
성영란
해남에서 땅끝 마을 쪽으로 가다 보면 제가 다니던 ‘국민학교’가 문패만 바뀌어 화산 초등학교라는 이름으로 서 있습니다. 그 시절의 저를 어렵게 기억해 내는 한 친구가 그럽니다. 그때는 말도 없고 친구도 없이 혼자 그림만 그리던 아이라고. 어른이 된 지 한참 지났지만 저는 지금도 주로 그림만 그립니다. 그 그림으로 내 생각, 기억, 느낌, 보이는 것들을 표현할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어린 시절 해 그림자가 하얗던 그 여름 ‘어떤 날’ 점심 무렵의 특별했던 기억을 그림책으로 엮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세상의 아름답고 따뜻한 이야기들을 그림책으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해남에서 땅끝 마을 쪽으로 가다 보면 제가 다니던 ‘국민학교’가 문패만 바뀌어 화산 초등학교라는 이름으로 서 있습니다. 그 시절의 저를 어렵게 기억해 내는 한 친구가 그럽니다. 그때는 말도 없고 친구도 없이 혼자 그림만 그리던 아이라고. 어른이 된 지 한참 지났지만 저는 지금도 주로 그림만 그립니다. 그 그림으로 내 생각, 기억, 느낌, 보이는 것들을 표현할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어린 시절 해 그림자가 하얗던 그 여름 ‘어떤 날’ 점심 무렵의 특별했던 기억을 그림책으로 엮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세상의 아름답고 따뜻한 이야기들을 그림책으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